[이미순의 일본이야기]여행즐기지 않는 '초식남 어찌할꼬'

입력 2010-10-18 10:30 수정 2011-02-0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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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선 짐승돌이 유행이다. 화장하는 남자로 시작한 메트로섹슈얼의 트렌드가 꽃미남을 거쳐 짐승돌로 진화했다. 아름다운 외모와 육감적인 몸매를 지닌 오늘의 짐승돌들은 이러한 중성적인 매력으로 여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짐승돌에 대한 관심은 바다건너 이웃나라 일본에까지 퍼져있다. 한국관광 경험자들 사이에서 시작된 한국남성에 대한 관심이 커져 일본 내에서는 ‘한국남자신드롬’까지 생겨나기도 했다.

짐승돌이 한국남성의 오늘날을 대변하는 트렌드라면 그에 해당하는 일본남성을 설명하는 단어는 바로 초식남이다. 일본의 한 여성 칼럼니스트가 처음 사용한 초식남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기존의 남성다움(육식성)을 강하게 어필하지 않으면서도, 주로 자신의 취미활동에 적극적이나 이성과의 연애에는 소극적인 동성애자와는 차별된 남성’이다.

물론 모든 일본남성을 초식남으로 규정하거나 한국남성을 짐승돌로 동일시할 수는 없다. 유행이 돌고 돌듯이 트렌드 또한 한 사회가 보여주는 다양한 문화적 현상 가운데 하나일 뿐 그 사회 모든 구성원에게 적용되는 법칙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트렌드의 흐름과 변화에 따라 새로운 여행에 대한 욕구가 발생하고 그 범위는 전 세계로 확대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초식남의 등장배경에는 일본 신세대들의 협소한 생활범위를 가지고 제한적이면서 집중적인 소비습관을 지닌 오타쿠문화가 있다. 도요타 그룹이 일본 내 자동차판매저하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2008년 실시한 연구조사 자료에는 ‘4K 현상’으로 일본의 새로운 사회문화를 설명한다.

현재 일본의 20?30대 젊은 세대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K로 시작되는 4가지 자동차(kuruma), 결혼(kekkon), 가전제품(kaden), 해외여행(kaigairyokou))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매우 적다. 대신 닌텐도의 새로운 개임타이틀과 관련된 뉴스에 관심을 가지고, 1인용·실내용 놀이문화를 즐긴다. 소비의 대부분은 1만 엔(한화 약13만원) 미만의 소액에 집중한다.

일본 신세대들의 4K 기피 현상은 관련 산업계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JTB는 일본을 대표하는 여행사 가운데 하나로 오랜 기간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호하는 직장으로 손꼽혀 왔다. 그런 대표 기업마저도 새로운 트렌드의 벽을 넘기가 어려운 것이 문화의 힘이다.

해외여행에 무관심한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다하고 있는 JTB이건만 미래의 비전을 찾기가 여간 쉽지 않은 듯하다. 상호간에 주고받는 영향력이 큰데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로 변해가는 한국의 여건을 생각해보면 JTB의 고민은 일본의 경우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한국의 여행사들도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문화 트렌드에 대비하여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진출을 통한 글로벌 시장에의 생존능력을 키우는데 노력하는 것만이 미래를 보장받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미순씨 프로필=1994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학과 졸업 후 일본 유학 중 결혼과 동시에 여행업에 입문하여 IMF와 리먼브라더스 외환위기 사태를 이겨내고 일본 호텔 송출 점유율 1위로 2009년 일본관광청 장관 수상식에서 국제진흥부분을 수상하였다.

2004년 한국으로 돌아와 호텔전문 여행기업 ㈜비코티에스를 설립, 10위권 여행기업으로 키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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