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장기화 '더블딥' 우려

입력 2010-10-17 15:28 수정 2010-10-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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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버블 · 통화정책 무력화 등 부작용...금리인상으로 인플레등 폐해 막아야

초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시중자금이 증시로 몰려 자칫 자산버블(거품)등 각종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자산버블과 통화정책의 무력화, 인플레 등 초저금리의 폐해를 막으려면 금리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최근 초저금리 정책이 지속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예금금리를 하향 조정, 1년 만기 정기예금상품 금리가 최저 2%대로 낮아졌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인데다 4분기도 3%대의 높은 물가 상승률이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금에 돈을 넣어도 1년 뒤 찾을 때 사실상 손에 쥐는 이자는 없는 것이다.

이처럼 저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그동안 더블딥(경기상승 속 재하강) 우려로 인해 은행으로 몰렸던 시중자금이 최근엔 증시 등으로 이탈하고 있다.

실제로 은행권의 수신 잔액은 8월중 3조5000억원이 준데 이어 9월중에도 3조3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증시 대기자금이라 할 수 있는 고객예탁금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지난 13일 현재 14조6750억원으로 지난 8월말 12조6814억원보다 2조원 가량 늘었다. CMA 잔고도 43조2444억원으로 이 기간에 1조원 가량 늘었다.

신용거래 융자는 5조3092억원으로 2007년 8월3일 5조3343억원 이후 3년2개월여만에 가장 많다.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도 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9월중 2조7천억원이 증가해 8월(1조7천억원)과 7월(2조4천억원)보다 증가 폭이 컸다.

이에 따라 자산거품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거품은 자산가격이 수요·공급 원리에 따른 적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 비정상적인 상태를 말한다. 돈값이 싸면 소비자와 기업들이 돈을 빌려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에 나서면서 자산가격 급등을 일으켜 거품을 만든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거시금융 연구실장은 "경제의 불확실성이 아직 큰데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서 자금이 뚜렷한 행방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며 "다만 어느 한순간에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책당국 관계자도 "고수익을 추구하는 대기성 자금이 많다"며 "현재는 이 자금들이 탐색 단계에 있지만 만약 주가가 '대세 상승장'으로 바뀌거나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 기미가 있으면 순식간에 몰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상 유례없는 초저금리 상태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한은의 통화정책이 무력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예컨대 앞으로 경기가 둔화해 추가 부양책을 써야 할 때 꺼낼 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연 2.25%의 기준금리는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과 신인도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의 '제로 금리'에 맞먹는다는 게 중론이다.

이와 함께 초저금리 장기화는 앞으로 인플레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로 한국은행의 물가관리 목표치인 3%를 웃돌았다. 해외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해외발 인플레 압력도 커지고 있어 국내 물가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것에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초저금리에 이자가 워낙 낮다보니 소비자들이 빚을 내면서 부채 상환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9년 기준 153%로 영국(161%), 호주(155%)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이에따라 금리인상이 단행되면 이자부담으로 고통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소비자들이 충격을 감당할 여력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책임연구원 "국내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금리가 상당히 낮은 편"이라며 "이런 상황을 언제까지 끌고 갈 수 없는 만큼 빠르게 정상화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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