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는 건 '기술', 쓰는 건 '예술'

입력 2010-10-11 10:59 수정 2010-10-1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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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션 코리아-초일류 국가의 조건] 돈의 가치관

‘돈을 버는 것은 기술이지만 쓰는 것은 예술이다.’

초등학교 시절 저축은 미덕이고, 소비는 악덕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 ‘소비가 필요합니다. 부자들이여 돈을 쓰시오’라며 소비를 독려하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소비 중심의 미국과 저축 중심의 일본은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소비를 미덕으로 삼은 미국은 저축으로 회귀하고 있다. 지출은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가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 가계의 저축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의 3배나 되는 6.4%로 증가했다. 반면 신용카드 잔액은 지난 6월 기준 6.4% 하락해 21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과도한 소비를 근간으로 한 경제 구조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1980년대 이후 경제 위기에 봉착한 일본인들은 지갑을 닫고 저축에만 몰두하면서 지금까지도 도약을 하지 못하고 위기에 처해있다. 소위 말하는 일본병이다.

저축과 소비 모두 지나치면 그 후폭풍은 언제나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중요한 것은 중용이다. 성실하고 근면한 노력을 통해 자수성가해 돈의 귀중함을 아는 사람들은 돈을 함부로 낭비하지 않으며 구두쇠 소리를 들으면서도 어려운 사람을 돕거나 꼭 써야 할 곳에는 아낌없이 거금을 기부하는 경우가 많다.

정승처럼 벌어 정승처럼 뜻 깊게 쓸 줄 아는 것이다. 돈은 쓰기 위해 버는 것이다. 단지 쌓아두기만 한 돈은 언제가 그 돈을 쌓아둔 사람을 짓눌러 버린다. 정도에 맞게 재물을 사용해야 한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바르게 벌어서 바르게 쓸 때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라고 말했다. 버는 것과 쓰는 것 모두 반듯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돈은 생활의 편의를 위해 인간이 고안해낸 도구에 불과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돈의 노예가 돼 돈을 얻기 위해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온갖 불법과 비리를 서슴지 않는다. 돈 때문에 갈등이 끊이지 않고 살인도 불사한다. 하지만 돈은 적절히 사용하면 충실한 하인이 된다. 그러나 돈을 위해 살다면 인간은 돈의 노예가 되고 만다.

돈의 노예로 사는 것만큼 비참한 것은 없다. 평생 돈이 없어서 인생과 사회를 탓하며 사는 것이나, 돈에 눈이 멀어 죽을 때까지 돈을 부르짖는 삶은 모두 무의미하다 못해 비참하기까지 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물의 진가는 지닐 때보다 사용할 때에 발휘되는 법이다”고 말했고, 소크라테스는 “부자가 돈을 어떻게 쓰는지 알기 전엔 그를 칭찬하거나 비난하면 안 된다”고 역설하며 돈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석민 한신대학교 경상학과 교수는 “돈을 버는 것의 기본은 철저한 검약(儉約)이다”라며 “돈이 주는 진짜 즐거움은 돈을 바르게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난할 때는 만족할 줄 알아서 기쁘고, 부유할 때는 베풀 수 있어 기쁘다”며 “아무리 돈이 많아도 베풀 줄 모르면 손가락질을 받는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돈 벌기는 어려워도 쓰기는 쉽다고 생각하지만 돈을 올바로 쓰기는 훨씬 더 어려우며, 돈을 제대로 쓰는 것은 버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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