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권력행사 희생된 금융인들?

입력 2010-10-05 11:05 수정 2010-10-0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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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지배구조 이대로 좋은가<중>] 김정태·최영휘·황영기 등 자율경영·관치 틈바구니서 밀려나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 전까지만 해도 신한금융과 KB금융 사태와 같은 금융회사의 권력투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른바 '모피아'를 중심으로 한 관치가 금융회사를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피아는 옛 재무부 출신 관료를 마피아 조직에 빗댄 말이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은행 경영이 관치에서 자율경영으로 서서히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금융회사의 최고 경영자들이 관치와 자율경영 사이에서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2003년 당시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통합을 주도했던 김정태 전 행장을 예로 들 수 있다.

김정태 전 행장은 1998년 동원증권 사장에서 주택은행장으로 전격 발탁됐고 이후 2003년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은 스타 CEO였다.

하지만 김정태 전 행장은 하이닉스반도체, SK글로벌에 이어 카드사태로 인해 부실이 커진 LG카드를 구조조정하는 데에 있어 금융당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김정태 전 행장은 이 과정에서 시장과 여론의 지지로 뜻을 관철시켰지만 관료들의 눈총을 받았다. 결국 스톡옵션과 관련된 회계기준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금융감독당국에게 중징계를 받고 퇴임해야 했다.

2005년 최영휘 신한금융 전 사장은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통합방식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다는 이유로 전격 경질됐다.

최영휘 전 사장이 경질된 표면적인 이유는 경영진과의 이견이 컸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라응찬 회장이 재일교포 주주에 대해 영향력을 발휘해 경영권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는 이유에서 '괘씸죄'를 적용받았다.

라응찬 회장에 대한 문제제기는 곧 '정면도전'으로 받아들여지며 라응찬 회장이 최영휘 전 사장을 축출하자 금융가에서는 곧바로 권력투쟁의 희생양이 됐다는 의견이 나왔다.

2007년 권력투쟁 드라마는 또 국민은행이었다. 김기홍 전 수석부행장이 은행 사외이사로 일해오다 지난 2005년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전격 영입되면서 시작됐다.

김기홍 전 수석부행장은 2006년 3월 상임이사로 선임돼 2009년 3월까지 임기가 보장돼있었다. 하지만 2007년 국민은행장 선임 당시 강정원 전 행장과 은행장 자리를 놓고 막판가지 경합을 벌였으며 강정원 전 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좌천됐다.

이후 조용하던 금융가는 2009년 다시 또 권력투쟁에 돌입했다.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KB금융지주 초대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초대 회장의 유력 후보였던 강정원 전 행장과 기싸움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황영기 전 회장은 강정원 전 행장과 지주사와 은행 전략을 놓고 부딪쳐왔지만 우리금융 회장 시절 당시 파생상품 투자를 잘못해 손실을 1조원 이상 입혔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고 사퇴해 강정원 전 행장의 승리로 보였다.

강정원 전 행장은 황영기 전 회장이 사퇴한 이후 이사회와 결탁해 1달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회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심사와 면접을 끝냈다. 이사회는 강정원 전 행장에게 손을 들어주면서 KB금융지주의 권력투쟁이 마감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대한 강도높은 검사를 진행하면서 강정원 전 행장의 독주를 막아섰다.

강정원 전 행장은 BCC 투자에 대한 보고 누락과 커버드본드의 편법 발행 등의 이유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고 사퇴했다.

그리고 올해 9월 신한금융 사태가 일어났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신상훈 사장에 대해 횡령과 배임 혐의로 고소하면서 시작한 신한금융의 권력투쟁은 현재진행형이다.

14일 이사회를 통해 신상훈 사장에 대한 직무정지가 내려졌지만 공이 검찰로 넘어가면서 라응찬 회장과 이백순 행장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금융당국이 "이번 사태에 관련된 책임자는 모두 사퇴하라"는 강도 높은 경고를 내림으로써 3자 동반퇴진이라는 최악의 경우까지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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