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pth] AT커니, 유럽 화학업계 성장전략 다시 짜라

민첩성ㆍ위기관리력ㆍ지속가능성 키워야

유럽 화학업계가 상승 모멘텀을 타고 있는 가운데 전략적인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례없는 경기침체로 타격을 입은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화학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특히 유럽 화학회사의 85%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상승 궤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가을부터 세계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유럽 화학업계와 고객들의 상당수가 향후 1년간 화학 제품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펼치고 있다.

▲유럽 화학회사들이 성장세를 지속하려면 민첩성, 위기관리력, 지속가능성 등을 키워야 한다. 사진은 독일 최대 화학기업 바스프(BASF).

기업의 20%는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으며 10%는 수요가 약간 증가하고 55%는 완만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화학 재료 가격도 덩달아 상승할 것으로 점쳐졌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AT커니는 최근 보고서에서 유럽에서 화학 산업에 대한 전망이 밝다면서 관련 기업들이 성장세를 지속하려면 민첩성, 위기관리능력, 지속가능성 등을 키워 장기적인 성장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에게 민첩성은 경영 변화에 신속히 반응하는 능력을 말한다.

조사 결과 현재 유럽 화학회사 43%와 고객 65%의 반응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와 고객의 절반은 경영시스템 변화에 대한 민첩성을 개선시키는 단계까지 완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4분의 1은 아직 이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객들과 시장 및 공급망의 요구에 재빨리 반응하는 능력도 화학기업들이 갖춰야 할 매우 중요한 요건이다.

문제는 기업과 고객들간 가격 변동성에 대한 견해가 다르다는 것.

고객의 4분의 3은 가격 변동성이 클수록 경기침체를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기업의 44%는 가격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기업들의 민첩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문은 복잡한 문제를 관리하는 능력이다.

AT커니는 또 화학회사들이 앞으로 불어닥칠 위기에 따른 타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포괄적인 위기관리력도 갖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위기관리력은 고객의 재정상태를 면밀히 모니터하고 원료 가격 변동성과 원료 고갈 가능성에 대처하는 능력이다.

기업의 절반 가까이는 지불 연체와 지불 조건에 대한 압박이 고객들이 직면한 최대 리스크라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5%는 신용 등급이 낮은 고객을 잃을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지 않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에 실시된 조사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AT커니는 화학회사와 고객들에 중요한 부문으로 부상하고 있는 지속가능성 역시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필수 요소로 꼽았다.

사회적 지속가능성과 기업지배구조는 기업과 고객 모두에게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반면 기업의 환경 부문의 실적은 고객들에게 더욱 민감한 사항이다.

지난 경기침체 시기에 화학회사들은 평균 이상의 지속가능경영을 펼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1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기업들은 경쟁사들보다 7% 높은 성적을 거뒀다.

이번 조사는 화학회사 및 고객들을 대상으로 화학 산업에 대한 분석을 벌인 지난 2008년 10월 이후 4번째로 지난 6~7월 유럽 15개국 대표적인 화학회사 110곳의 간부들과 고객 부문 12군데를 대상으로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