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불 끈 日, 美ㆍ유럽 반응에 '전전긍긍'

입력 2010-09-1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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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단독 환시개입...자국 통화약세 묵인하는 美ㆍ유럽에 눈치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15일 오전 6년여 만에 단독으로 환율 개입을 단행, 15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엔고 기세를 꺾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엔화 강세는 불안한 유럽 경제와 미국 경기 회복 지연 등 주로 해외 요인에 따른 것이어서 일본이 단독으로 단행한 환율 개입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둘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15일 오전 2004년 3월 이래 6년여 만에 엔 매도 달러 매입으로 환율 개입을 단행했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이날 오전 재무성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과도한 환율 변동을 억제하기 위해 환율 개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경우 당국은 환율 개입 사실을 덮는 것이 관례인데 각료가 직접 나서 환율 개입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가 불투명한 것을 배경으로 엔화 값이 달러화에 대해 15년 만에 최고치인 82엔대까지 치솟는 등 급격한 엔고 약달러를 안정시키기 위해 당국의 단호한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엔고가 기업과 개인의 심리를 악화시켜 수요 부족으로 디플레이션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환율 개입 후 엔화 값은 달러당 82엔대에서 84엔대로 떨어졌다.

메이지야스다 생명보험의 고다마 유이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개입은 간 나오토 총리의 재선으로 시장 개입 가능성이 후퇴한 데 대해 정면 도전이며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자극을 주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간 총리는 급격한 엔고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만 반복, 어중간한 태도로 엔고를 부채질했고 민주당 대표에 재선이 확정되자 엔고 기세는 한층 강해졌다.

일본은행이 지난달 실시한 추가 금융완화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데다 시장에서는 통화 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끝날 것이라는 회의감이 팽배해있었기 때문.

전날 치러진 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엔고 저지가 최대 쟁점이었던 만큼 정부의 진심을 시험하기 위한 엔 매수세가 그 동안 봉인해온 환율 개입을 단행하게 한 직접적인 계기가 된 셈이다.

한편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환율 개입을 단행하면서 가장 우려한 것은 자국 통화의 약세를 묵인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쪽의 반응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간 총리가 지난 10일 “일본이 하등의 행동을 취했을 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례적인 발언을 한 것도 이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다 재무상은 환율 개입 직후 기자 회견에서 “관련국과의 긴밀한 제휴는 취하고 있다”며 미국 유럽 등 관련국 당국과 환율 개입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번 환율 개입에 대해 엔화 강세를 견제하는 취지의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의 성명이 나오지 않고 있어 일본은 미국과 유럽의 반응을 놓고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 이번 개입은 수출 주도로 경기 회복을 꾀하는 미국 유럽과의 ‘공조 개입’이 아닌 일본 ‘단독 개입’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개입의 약발이 금새 떨어져 엔고 저지를 위한 일본의 단독 개입이 반복되면 주요국에서의 비판이 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출구전략 모색을 포기한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조만간 추가 완화를 단행해 저금리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한 가운데 일본 단독의 조치가 엔고를 꺾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이래서 나온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는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하고 “강력한 금융완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앞으로도 시장에 윤택한 자금을 공급할 것”이라며 추가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재무성은 “환율 개입이 언제까지 계속될 리 없다”며 일본은행과 다른 입장을 내비쳤다.

따라서 정부와 여당 내에서는 일본은행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소리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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