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日'잃어버린 10년'과 비교말라"

입력 2010-09-0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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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과 결정적으로 다른 4가지.. 통화가치ㆍ금융정책ㆍ부동산시장ㆍ주식시장

최근의 유럽 경제를 20년 전 일본의 불황기였던 ‘잃어버린 10년’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지만 양쪽의 불황은 결정적으로 4가지가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유럽과 일본 경제가 퇴직인구 급증과 높은 실업률, 저조한 경제성장률과 장기금리 하락 등에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통화가치와 금융정책,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에서 확연히 대조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현재 독일ㆍ이탈리아ㆍ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 이후인 1990년대초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아일랜드와 스페인의 경우 초저금리로 시중에 풀린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부동산 버블이 위험 수위에 달한 것도 과거 일본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여기다 과거 일본이 양적완화에 실패해 긴축정책으로 선회한 것과 이 같은 중대한 결정이 모두 일본은행과 일본 재무성에서 이뤄진 한편 유로존은 모두 브뤼셀과 프랑크푸르트, 유럽중앙은행(ECB) 등 금융ㆍ정책당국에서 이뤄졌다는 점까지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FT는 과거 일본과 유럽 경제에 대해 동일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결정적으로 다른 점 4가지를 지목했다.

FT는 가장 먼저 과거 일본과 유럽의 차이점으로 통화 가치를 꼽았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리는 1990년대에 일본의 통화인 엔화는 강세가 지속됐다. 당시 실질교역 가중치 기준 엔화 가치는 약 60% 급등했다. 반면 유로화는 2008년 금융위기 촉발 이래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당시 엔화 강세는 수출 기업들의 실적에 상당한 위협을 준 반면 현재의 유로화 약세는 유럽 수출업체들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해 산업생산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 차이점으로 FT는 양쪽의 금융정책을 지목했다.

일본이 위기 국면에 접어든 초기에 일본은행은 긴축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한 반면 유럽 금융당국은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의 긴축의지와 달리 지난 2년간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해오고 있다.

유로존의 금융정책은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완화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2000년대 초반에 금리인하와 함께 양적완화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이 정책이 일본을 장기간에 걸쳐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고 디플레이션을 초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일본 경제와 유럽이 세 번째로 다른 점은 부동산 시장. FT에 따르면 1990년대초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최근 유럽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수준 이상으로 치솟았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스페인의 부동산 버블과 주택가격은 연간 총소득의 8배 수준에서 정점을 찍은 반면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소득의 18배에 근접해서야 정점을 찍었다.

1990년 당시 일본 부동산 가격은 도쿄에 있는 황궁의 가치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전체의 가치와 맞먹는 수준이었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고 FT는 전했다.

FT는 마지막으로 주식가격을 들었다.

1990년대 일본 주가는 주택가격 이상으로 치솟았다. 일본 주가수익률은 가파르게 상승해 1999년까지 80배 이상 뛰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MSCI유럽지수의 주가수익률은 10년간 계속 하락해 15배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본 주식시장이 20년간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음에도 유럽 주가는 일본보다 낮았고 지금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씨티그룹은 일본의 주가 수익률이 이처럼 양호한 실적을 보였음에도 지난 20년간 명목 GDP 성장률은 겨우 13%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본 GDP에서 기업수익 비중이 낮아진 것을 반영하며 기업실적 악화도 만만치 않았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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