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① 미국발 채권시장 위기론 확산

입력 2010-08-24 13:28 수정 2010-08-25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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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기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채권시장에 대한 투자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확대로 채권이 강세를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의 흐름이 급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5회에 걸쳐 글로벌 채권시장을 진단한다)

<글 싣는 순서>

① 미국발 채권시장 위기론 확산

② 日 경제는 지고...국채는 뜨고

③ 유럽 국채 더 오른다...저금리 지속

④ 美 채권시장 '더블딥은 없다'

⑤ 美 지방채도 강세...금리 11개월 최저

글로벌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거품론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채권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고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채권시장은 주식시장에 비해 안정된 수익률을 안기고 있다. 미국 국채 중 20년물 이상의 수익률은 올해 들어 2%를 넘었다. 같은 기간 증시는 2% 하락했다.

낙관론자들은 채권시장의 강세장은 이제 초기 단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회복 우려로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이 국채를 찾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 채권 금리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채권시장의 거품이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 공개된 미국의 실업수당신청건수는 50만건을 기록하면서 월가의 전망을 상회했다. 최근 공개된 제조업지표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중론자들은 채권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는 입장이다. 주요 채권 금리가 기록적인 수준까지 빠지면서 인플레이션 조짐이 보일 경우 채권시장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AP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플레이션은 채권시장의 적과 같다. 물가 압력이 높아질 경우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상하게 되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 수익률 추이(블룸버그)

채권은 만기가 돌아오면 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이는 액면가를 지불할 수 있을 때 얘기다.

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면 1년 또는 10년이라는 만기가 끝났을 때 받는 돈은 의미가 없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채권시장 약세론자들은 최근 금리가 지나칠 정도로 하락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2.58%까지 하락했다.

이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AP통신은 현재 금리가 지속된다면 자금을 2배로 키우는데 27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채권시장의 강세는 국경을 가리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97%, 일본은 0.93%를 기록 중이다.

마크 펠프스 W.P.스튜워트 최고경영자(CEO)는 "장기적으로 국채에 투자해서 수익을 올릴 수 없을 것"이라면서 "증시가 약세를 보이더라도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주식 투자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영국 국채 수익률 추이(블룸버그)

특히 증시에서 블루칩을 장기 보유할 경우에는 국채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

펩시의 배당률은 연 3%. 100달러를 투자했을 때 10년물 국채와 비교한다면 50센트의 수익을 더 올릴 수 있는 셈이다.

현재 펩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4.5배로 지난 20년 평균 23배에 비해 낮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채권에 투자하는 것보다 주식이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거대 소비재업체 P&G 역시 3.2%의 배당률을 지급한다. PER는 14.8배로 역시 20년 평균에 비해 낮은 상황이다.

펠프스 CEO는 "국채에 자금을 모두 투자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면서 "올해 초라면 얘기가 됐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밝혔다.

AP통신은 거물급 투자자들이 앞서 채권 투자에 조심할 것을 누차 강조했던 지난 2008년 말의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2008년 12월,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에 근접했을 때 이미 채권시장의 버블을 경고했다.

▲일본 국채 수익률 추이(블룸버그)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역시 비슷한 시기 채권시장에 대한 투자를 조심하라고 권고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지난해 주주와의 만남 자리에서 2008년 국채 버블은 인터넷과 주택시장의 거품과 유사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제레미 시겔 와튼스쿨 교수는 지난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 '미국 국채의 엄청난 거품(The Great American Bond Bubble)'을 통해 "채권시장이 90년대말 닷컴 주식의 거품과 유사하다"면서 "일부 채권의 금리는 55년래 최저 수준까지 빠졌다"고 강조했다.

신중론자들은 무엇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정책이 머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US뉴스는 미국 국채가 약세로 돌아설 이유 4가지를 제시하고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채권시장이 요동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이언 젠드류 파이낸셜네트워크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연준이 긴축에 들어갔던 1994년 30년물 국채 가격이 27%나 폭락했던 사실을 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인상은 1년 후에나 시작되겠지만 금리인상은 분명히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2%대 중반인 10년물 금리가 불과 3년전 5%였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하며 채권시장의 분위기가 급변할 가능성을 절대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US뉴스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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