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기사회생하는 GM, 때 이른 독립?

입력 2010-08-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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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산하에서 경영 재건 중인 제너럴모터스(GM)가 이번 주 초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한다.

2개 분기 연속 흑자 달성과 파산한지 1년 1개월만의 사상 최대급 IPO로 ‘가버먼트 모터스(Government Motors)’라는 오명을 벗게 됐지만 미국 경기가 불투명해 계획대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시장에서는 중간선거를 앞둔 버락 오바마 정부가 GM의 부활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지만 GM이 진정한 회생을 완수하기까지는 과제도 산적해 있어 소비자와 시장으로부터 인정받는 자동차 기업으로 부활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분기(4~6월) GM은 13억34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신차 판매 대수도 전년 동기 수준을 11% 웃도는 215만대까지 회복했다. 여기다 올해 안에 가정용 전원으로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PHV) '시보레 볼트'를 미국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같은 GM의 회복은 주요 시장인 북미와 중국 등 신흥국에서의 판매 증가가 크게 기여한 영향이다. 올 상반기 GM의 글로벌 신차 판매는 415만대로 독일 폴크스바겐ㆍ스즈키 진영, 세계 최대인 도요타와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메이커로 우뚝 섰다.

GM의 눈부신 도약에서는 내달 1일자로 물러나는 에드워드 휘태커 최고경영자(CEO)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휘태커 CEO는 “더 이상 가버먼트 모터스라 불리고 싶지 않다”며 “수익력과 시장에서의 막강한 지위의 재확립을 위한 길이 순조롭게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휘태커 CEO는 GM이 파산법 적용에서 벗어난 2009년 7월 회사에 합류하고 같은 해 12월에는 프리츠 핸더슨을 이어 CEO에 취임했다.

그가 퇴임을 결정한 것은 GM이 재상장을 위한 과제를 완수했다고 판단했기 때문. 후임에 칼라일 그룹의 상무이사

를 지낸 대니얼 애커슨 이사가 내정된 것도 GM의 재상장과 무관하지 않다.

GM은 원래 13일자로 IPO를 신청할 계획이었으나 갑작스런 경영 쇄신에 의해 이번 주 초로 미뤄졌다.

GM이 재상장을 서두르는 것은 정부 관리에서 벗어나 경영의 자유를 확보하고 동시에 자금 조달로 친환경차 개발과 신흥국 사업 확대를 위함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GM은 상장을 통해 사상 최대 규모에 육박하는 증자로 160억~200억달러를 조달할 전망이다. 동시에 미 정부도 GM 지분 61% 가운데 일부를 매각, 지분율을 50% 미만으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크라이슬러 공장을 방문해 현지 근로자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외에 제너럴 모터스와 포드 자동차 등 미국 자동차 산업 현장을 시찰했다.=블룸버그

그러나 업계에서는 GM이 IPO를 서두르는데 대해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 자동차시장 조사기관인 오토모티브 컨설팅 그룹의 데니스 비락 대표는 “미 경기 회복 둔화로 주가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는데 GM이 상장을 서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더불어 GM이 이 시기에 상장을 목표로 하는 배경에는 11월에 중간선거를 앞둔 오바마 대통령이 GM 상장을 경제정책의 성과물로 과시하고자 하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동안은 야당으로부터 혈세로 기업만 구제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나 선거 전에 상장하면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것이 오바마 행정부의 오산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 정부가 GM에 투입한 500억달러 이상의 공적 자금 중 433억달러는 회수되지 않은 상태. 보유주 매각을 서두르면 GM의 주가 하락에 박차를 가해 회수액이 줄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 상장했다고 해서 GM 문제를 해결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GM 입장에서는 미 정부가 50% 가량의 지분율은 유지할 방침이어서 제한적이지만 경영 관여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GM의 IPO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이야기다.

한편 회장 겸 CEO에 내정된 애커슨 이사의 자질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비락 오토모티브 컨설팅 대표는 “애커슨 CEO 내정자는 투자회사에서 기업인수ㆍ합병(M&A) 부문을 책임지긴 했지만 영역이 넓은 자동차 회사의 경영난은 다른 업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그의 경영 수완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렇다면 GM이 미 정부로부터 진정한 독립을 위한 요건은 무엇인가.

일본 메이커에 비해 뒤처진 친환경차 개발과 휘발유 가격이 상승했을 경우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GM의 선전은 일시적인 효과에 의한 것이라는 평가다. 미 판매실적 호조는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픽업트럭 ‘시보레 실버라드’ 등 대형차의 인기가 회복된 데 따른 것이다.

GM은 파산으로 구조조정에 쫓겨 친환경차 개발을 위한 시간을 허비했다. 대규모 리콜로 타격을 입은 도요타도 프리우스의 PHV를 출시 예정이며 닛산자동차도 전기차 ‘리프’를 12월부터 미국 시장에 투입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휘발유 가격이 다시 상승하면 친환경차 개발에서 선수를 빼앗긴 타격이 GM을 다시 곤경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면 글로벌 전략을 재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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