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멀쩡한데 조금이라도 어깨를 움직일라치면 ‘악’ 소리가 날 정도로 통증이 느껴진다면, 일단 오십견을 의심해 보자. 50대 전후에 많이 발병한다 하여 이름 붙여진 오십견이지만, 최근에는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발병하는 나이가 일정치 않다. 심지어 어깨 사용이 많은 30~40대 젊은 사람들도 스포츠 부상이나 과다한 컴퓨터 사용 탓에 오십견을 앓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오십견을 겪는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을 보면 처음에는 목과 양 어깨가 무겁고 뻐근하며 옆으로 누울 때 가끔 통증이 있곤 하지만, 무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지나치기 쉽다. 그러다 치료가 늦어져 통증이 너무 심해지면 심지어 방안을 떼굴떼굴 구를 정도로 일상생활 자체가 힘들어진다. 간혹 지하철에서 누군가와 어깨를 부딪치기라도 하면 자지러지는 통증으로 어깨를 감싸며 그 자리에 주저앉기도 한다. 심할 경우 통증 때문에 짜증이 늘고 성격도 다혈질로 변하며 우울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처럼 온몸은 물론 온 마음까지 결리게 만드는 오십견은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데 당뇨가 있으면 정상인보다 3배나 많이 발병한다. 또, 내성적인 성격이나 우울증 환자에게 더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심리적인 요인과도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밖에 부상이나 오랜 기간 깁스를 해서 어깨를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에도 발병할 수 있다. 한편, 한방에서는 오십견을 동의보감(東醫寶鑑)의 견비통(肩臂痛) 범주에서 치료한다. 풍(風), 한(寒), 습(濕), 담(痰)의 사기(邪氣·나쁜 기운)가 어깨관절 주위 경락을 막아 어혈이 형성되고 또 오장(五臟)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부조화로 몸에서 어혈이나 습, 담 등의 사기가 많이 생겨 발병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어혈이 중요한 원인이다. 어혈이란 혈액순환 장애가 있음을 말하는데, 이 어혈이 어깨관절을 굳게 하고 통증을 유발한다고 보는 것. 온도가 내려가면서 혈액순환이 저하되는 밤에 오십견의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것도 이 어혈 때문이다.
서서히 천천히 치료해야 효과적인 오십견(五十肩)
그런데 오십견 은 아플 만큼 아파야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치유가 되는 병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고정관념은 잘못된 것이다. 저절로 낫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증상이 나아지는 기간도 길게는 2년까지 걸리는데다가 나아지더라도 관절운동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한의학 박사 이종욱 원장은 “통증이 심한데도 치료를 미루면 괴로운 기간만 연장되고 치료 후 회복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오십견 이 위험한 증상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일시적인 근육통으로 오인하는 경우 그 증상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저 나이 들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운명같은 병이라고 치부해버리지 말고, 제때 정확한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 환자 혼자 온전히 겪어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오십견은 꾀병이 아니므로 주위 가족 분들의 배려도 절실히 필요합니다.”
오십견 치료는 한의학적인 치료 방법인 한약과 침으로 이루어지며, 여기에 운동치료를 병행한다. 침은 오십견이 발병한 어깨의 반대편 팔이나 다리에서 혈자리를 찾아 자침함으로써 치료한다. 이때 병행되는 약은 오십견의 여러 가지 원인과 증상에 따라 약재를 달리한다. 어혈을 푸는 동시에 혈액순환을 도와 오십견의 치료에 효과적이다.
오십견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양팔 휘두르기 같은 맨손체조를 매일 하는 것이 좋다. 또 하루 10~15분 정도 따뜻한 물에서 온탕을 하거나 온찜질을 하면서 목의 좌우·전후운동, 어깨의 상하운동을 하는 것도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오십견은 질병의 특성상 며칠 열심히 치료한다고 해서 쉽게 낫는 병이 아니므로 집에서 날마다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평소 올바른 자세를 갖도록 노력해야 하며, 어깨를 무리하게 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과로 및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도 오십견을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
도움말 : 강남행복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