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車랑나랑] 자동차와 레임덕(Lame duck)

입력 2010-08-0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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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최대 규모의 개각을 단행했습니다. 국무총리를 포함해 16개 부처 중 7명의 장관이 바뀌었는데요. 현정부 들어 최대 규모의 개각이었습니다.

이번 개각은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에 걸림돌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물론 개각에 대한 여야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면 어느 정권이나 레임덕을 우려하게 됩니다. 레임덕((Lame duck)이란 임기만료를 앞둔 공직자를 '뒤뚱거리는 오리'에 비유한 속어인데요. 미국에서 남북전쟁 이후 재선에 실패한 현직 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통치력에 무게를 잃고 일관성없이 휘청거린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말입니다.

자동차에도 이런 레임덕이 있습니다. 곧 풀모델체인지를 눈 앞에 둔 차들의 판매급감을 두고 이렇게 표현하곤 합니다. 신차에게 바통을 전달할 이들은 옛 영광을 뒤로한 채 시들해진 인기를 실감하며 한 차종의 수명으로 볼 수 있는 라이프사이클의 막바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2010년 8월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레임덕에 빠진 자동차는 여럿입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 그랜저TG와 르노삼성 SM7, 쌍용차 렉스턴2 등입니다.

현대차 그랜저TG의 경우 7월 판매 기준으로 2005년 출시후 이듬해인 2006년에는 4813대를 판매했고 2007년 7월은 7673대로 치솟았습니다. 이렇듯 꾸준했던 인기는 본격적인 레임덕에 접어든 올해 7월에는 고작 2114대 판매에 그쳤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차를 구입하자마자 곧바로 구형 모델이 돼버리는 마당에 그 차를 구입하기 망설여지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사실도 존재합니다. 전문가들은 이 레임덕 기간에 차를 구입하는 것이 가장 완벽한 품질의 차를 구입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풀모델 체인지가 되면 공장의 생산라인은 UPH(Unit Per Hour), 즉 시간당 생산댓수를 출시 초기에 적게 두었다가 점진적으로 늘려나갑니다.

생산라인 근로자 역시 신(神)이 아닌 사람인지라 손에 익숙하지 않은 새 모델 조립하는데 숙련도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이 때문에 초기 생산댓수를 적게 책정하고 점차 이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지요.

완성차 메이커에서는 "우리 근로자들은 모두 숙련된 노동자이기 때문에 '초기 조립품질 저하'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무슨 이유로 초기에는 공장라인이 천천히 가동되고 점차 라인속도를 늘려가는 것일까요. UPH를 초기에 적게 책정하는 것은 완성차 메이커 스스로 '초기 숙련도'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입니다.

이런 면에서 현대차 그랜저TG와 르노삼성 SM7, 쌍용차 렉스턴2 는 이제 출시된 지 모두 5년을 넘어가는 이른바 레임덕에 빠진 차들인 반면 가장 완벽한 조립상태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춘 가격대비 최고의 차들이라고도 볼수 있습니다.

그랜저TG와 르노삼성 SM7, 쌍용차 렉스턴2를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면 주저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자동차라는 기계는 초심을 잃어가는 정치인과 달리 꽤 정직한 친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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