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민 vs 물가불안' ... 8월 금통위의 결정은?

입력 2010-08-09 10:49 수정 2010-08-0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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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불안 요소 증가하지만 금리부담 상승 · 부동산시장 침체로 동결 우세

애그플레이션(농산물값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 등 물가불안 요소들이 넘쳐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의 친서민정책이 3일 앞으로 다가온 8월 기준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 7월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 넘어 전격적으로 기준 금리를 올린 만큼 8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물가 상승 때문이다.

세계 3위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가 수출 중단 조치를 내리면서 폭염과 가뭄으로 밀을 포함한 곡물 가격이 크게 뛰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곡물 수출금지 제한조치에 따른 수급압박 우려로 5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T)에서 9월 인도분 밀 가격은 거래소가 정한 1일 최대 변동폭인 60센트(8.3%)가 올라 부셸당 7.8575달러를 기록해 한때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08년 8월 29일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밀 뿐 아니라 9월 인도분 옥수수 가격 역시 부셸당 4.25달러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가격 급등세는 다른 곡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제분업계와 사료업계, 식용유 메이커 등 곡물을 주요 원료로 하는 기업들도 비상이다. 밀이나 옥수수 대두는 축산사료로 대체되기 때문에 가격연동이 쉽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상품투자 전문가 로저스 홀딩스의 짐 로저스 회장은 앞으로 곡물과 식품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게다가 정부는 지난달 30일 '2010년도 공공요금 조정방향'에서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을 각각 3.5%, 4.9% 인상한 상태다.

원자재 가격 역시 경계 대상이다.두바이유 현물가격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의 대이란 제재로 5일 현재 배럴당 78.59달러로 지난주 평균 가격보다 배럴당 4.92달러 올랐다.

아연과 동도 지난달 말 기준으로 1t당 1999.0달러와 7237.5달러로 한달 만에 13.6%와 12.2% 오르는 등 비철 가격도 만만치 않게 상승하고 있다.

SC제일은행 오석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최근 몇주 동안 경제지표들이 계속 호조를 보였다”며“이것은 한국은행이 8월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25 bps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해 준다”고 전했다.

6월 산업생산과 7월 수출은 계속해서 강세를 보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낮은 근원 인플레이션 덕분에 7월에도 안정적이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8월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최근 은행을 비롯해, 캐피탈, 대부업 등 1ㆍ2금융권 전반에 걸쳐 서민을 위한 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이 가해지고 있어 8월 금통위 역시 이에 역행되는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기준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중 변동금리형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90%에 달한다.기준금리를 올리면 저소득층의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소득분위별로 고소득층의 부채규모와 부채가구비율이 높은 반면 가처분소득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저소득층이 오히려 높아 금리 상승은 저소득층의 가계수지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친서민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의 입장에선 기준금리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고 한국은행 역시 정부의 입김에 자유로울 순 없다.

또한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상이 추가적인 주택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부담요인이다.

수출 경기가 호전되고 있지만 내수의 상당 부문을 차지하는 건설 경기 부진을 더욱 가속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7월 금통위의 금리 인상 이후에도 채권 금리는 오히려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시장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지난 5일 발표한 7월 채권 장외시장동향에 따르면 7월 채권시장은 2009년 2월 이후 처음으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으나, 시장금리는 하락 반전(국고3년:6bp↓)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6월부터 제기된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시장금리가 일부 선반영(6월 국고3년:28bp↑)됐고, 또한 외국인들이 국채선물 순매수세를 지속하며 금리 상승을 제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필요성과 친서민정책의 강화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이 연속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남유럽 재정위기 영향으로 1250원대까지 상승했던 원ㆍ달러 환율이 1160원대로 하락하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결정에 한결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며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전문가는“금리 인상시 집 한채 가진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최근 친서민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정부로선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다”며“한국은행 역시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김중수 총재의 경우 국제 공조를 강조해 왔는데 이번 주 FOMC에서 양적 완화 등 추가적인 경기 부양 논의가 펼쳐질 것이란 점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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