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신세계그룹, 총수일가 지배구조 탄탄…정용진 부회장 경영승계 '속도'

입력 2010-08-02 11:25 수정 2010-08-1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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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실린 정용진 부회장, 유통명가 자존심 회복여부 관심

- 신가격정책·온라인 사업확대 등 신사업 동력 발굴 부심

- 이명희 회장 지분양도 계획따라 후계구도 변화 가능성도

롯데․현대백화점 등 다른 유통명가들에 비해 경영권 승계 작업이 지지부진했던 신세계그룹은 올해 드디어 정용진 부회장 체제를 공식 가동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말 정기인사에서 신세계 총괄 대표이사로 선임된데 이어 올 3월에는 등기임원에 선임되면서 경영권 승계 작업의 8부 능선을 넘어섰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신세계는 공정거리위원회가 올 4월 지정한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순위에서 자산총액 12조4380억원으로 27위(공기업 제외시 22위)에 올랐다. 2009년에 비해 전체 순위는 1단계 올랐고 부채비율은 지난해 166.1%에서 123.91%로 40%포인트 이상 낮아져 재무상태도 양호하다.

신세계는 올해 정용진 부회장으로의 후계구도가 속도를 내면서 기존 백화점․이마트 중심의 사업군에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등 신성장 동력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삼성생명이 거래소 시장에 상장하면서 구주매출로 55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게 돼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여력도 커진 상황이다.

◇신세계 중심으로 총수일가 지배구조 확고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는 매우 단순하다. 이명희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가 지주회사격인 신세계에 대한 지분확보를 하고 신세계는 계열사들에 대한 출자를 통해 최대주주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그룹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

올 3월31일 기준 신세계의 지분구조를 보면 이명희 회장이 지주회사인 신세계 지분 17.30%로 최대주주로 올라있고 정용진 부회장이 7.32%,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가 2.52%를 보유해 총수일가의 지분은 모두 27.14%다.

이명희 회장은 신세계 외에 신세계건설 지분 9.49%와 조선호텔 지분 1.09%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회장의 남편인 정재은 명예회장은 신세계I&C 2.33%를 보유 중이다. 또 정용진 부회장은 광주신세계 52.08%, 신세계I&C 4.31%, 신세계건설 0.8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총수일가가 장악한 신세계는 주요 계열사 대부분의 최대주주 역할을 한다. 신세계는 신세계I&C 29.0%, 신세계인터내셔날 65.1%, 신세계건설 32.4%, 광주신세계 10.4%, 신세계푸드 52.1%, 신세계엘앤비 100%, 신세계의정부역사 27.6%, 조선호텔 98.8%, 신세계첼시 25.5%, 스타벅스커피코리아 50.0%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별로는 신세계건설과 광주신세계가 신세계의정부역사 지분 27.6%, 25.0%를 각각 보유하고 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신세계첼시를 25.0% 보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총수일가가 그룹의 지배회사인 신세계의 최대주주로 그룹을 장악해 안정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 중 소유와 지배간 괴리가 적은 그룹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다만 지분구조상 정 부회장이 어머니인 이명희 회장의 그늘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 회장은 현재 그룹 지주사인 신세계 지분 17.30%로 여전히 최대주주다. 이 회장은 정 부회장에게 지분을 양도하기는 커녕 2008년 20만주가 넘는 주식을 확보했다.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이 현대백화점 지분 17.32%, 신동빈 부회장이 롯데쇼핑 지분 14.59%로 최대주주인 점과 비교된다.

재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으로의 후계구도가 명확해지긴 했지만 이 회장의 지분 양도 계획 여부에 따라 이 구도가 달라질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 힘 실린 정용진 부회장 경영 행보 주목

유통가 빅3중 경영권 승계 작업이 가장 늦었던 신세계그룹은 올해부터는 정용진 부회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양세다.

롯데는 신격호 회장의 아들인 신동빈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그룹경영을 이끌고 있으며 현대백화점그룹도 지난 2008년 정몽근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지선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신세계는 지난 2006년 정재은 명예회장이 보유 지분 7.82%를 정 부회장과 정유경 상무에 양도하면서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 되는 듯싶더니 이후 이와 관련된 진전된 움직임이 없었다.

하지만 신세계는 지난해 11월30일 단행한 그룹 인사에서 정용진 부회장을 신세계 총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전문경영인으로 그룹의 경영을 책임졌던 구학서 당시 부회장을 일선에서 퇴진시키는 등 정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신호탄을 쐈다.

또 올 3월에는 정 부회장이 신세계의 등기이사로 등재됨으로써 사실상 오너 책임경영 체제를 갖추게 됐다. 책임경영의 발판을 마련한 정 부회장은 올 초부터 공격적인 경영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이마트의 연중 최저가 정책과 온라인 사업 강화 등은 정 부회장이 총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또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중소기업청, 수퍼마켓조합 등과 상생협력을 체결하는 등 유통명가 중 가장 적극적으로 중소상인과의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반면 이런 정 부회장의 야심찬 행보는 경쟁 기업은 물론 중소상인들로부터도 상도의를 벗어난 비윤리적 경영전략이라는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 중소유통업체 관계자는 “최저가 정책에 경쟁 유통대기업이 참여하면서 납품단가 인하압력 요인이 되기도 하며, 유통 도매업 진출은 4000여 영세 도매업체들의 도산을 초래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저가 정책․온라인 사업 성장동력 될까

이런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신세계의 경영실적만 놓고 보면 정 부회장이 추진했던 사업들은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신세계는 올 상반기 총 매출액이 6조991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982억원으로 15.5% 늘었다. 신세계측은 백화점의 ‘1번점 전략’과 이마트의 ‘신가격정책’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이마트는 신가격 정책을 통해 상반기 동안 모두 169개의 주요 생필품목에 대해 가격을 내려 매출이 4.6% 신장했고 백화점은 지역상권을 대표하는 1번점으로 거듭난다는 전략이 성과를 내 28.5% 늘어났다.

정 부회장이 올 초부터 신성장 동력으로 강조하고 있는 온라인 사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신세계측은 전망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달 5일 기존 온라인몰을 전면 개편한 새로운 이마트몰을 그랜드 오픈하면서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몰은 오프라인 이마트 수준의 상품운영기준을 그대로 반영한 것은 물론 검증된 협력회사와 검증된 온라인전용 마켓 플레이스 상품을 별도로 입점켜 오픈마켓 임 기존 온라인 종합쇼핑몰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신세계는 이마트 몰을 차세대 전략사업으로 집중 육성해 지난해 950억원에 그쳤던 매출을 올 하반기에만 3000억원, 2012년 1조원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세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백화점에 비해 이마트의 성장이 더뎠지만 온라인쇼핑몰 사업이 본격화되면 대형마트 부분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용진號 순항 여부 중국 사업에 달렸다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신세계의 향후 순항여부는 국내보다는 해외, 특히 중국사업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국내 유통명가 중에서는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해 올해 13년째를 맞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흑자를 내본 적이 없다. 그래서 10년 늦게 진출한 롯데마트와 곧잘 비교된다.

신세계에 따르면 중국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2057억원에 당기순손실이 595억원에 달한다. 2008년도 209억원 적자였다. 반면 2007년말 중국에 진출한 롯데마트는 지난해 1조6000억원대 매출에 12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정용진 부회장으로서는 한국에서 롯데마트에 비해 한참 격차가 벌어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마트가 중국에서는 오히려 밀리는 상황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일단 이마트와 롯데는 진출 방식부터 확연히 달랐다. 이마트는 처음부터 직영점을 선택해 거점 도시 중심으로 영업장을 개설했다. 현재 25개 이마트 중국 점포 대부분이 베이징이나 상하이등 대도시 중심이다.

반면 롯데마트도 처음에는 직영점으로 진출했지만 곧 바로 정책을 바꿔 현지 유통업체와의 M&A를 통한 확장을 추진했다. 또 점포도 대도시가 아닌 2선, 3선 지방도시를 선택했다. 롯데마트는 중국 진출 3년도 안 돼 점포수가 78개에 달하고 이중 90%정도는 2선, 3선 도시에 위치해 있다.

대한항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 관계자는 “중국 유통시장 흐름은 지난해부터 대도시에서 2~3선, 혹은 4~5선 이동하고 있다”며 “이들 지역에 점포가 많은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도 올해부터는 중국시장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2선, 3선 도시에 들어가 시장을 선점하고 그 시장이 커지기를 기다리는 전략을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세계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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