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한마디에 울고 웃는 증시

입력 2010-07-2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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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전망 매우 불확실" 발언에 폭락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한마디에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버냉키 의장의 경기전망에 따라 울고 웃는 장세가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뉴욕증시는 21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 등 기업들의 실적호조에 상승분위기를 유지하다 미국의 경제 전망이 매우 불확실한 상태라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 직후 폭락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블룸버그)
버냉키 의장은 미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반기 통화정책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미국의 경제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면서 "경제상황이 악화될 경우 연준이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경기 부양을 위해 앞으로 '상당기간에 걸쳐'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미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지만 미 경제 회복세가 매우 취약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뉴욕증시에만 영향을 끼치는게 아니다. 이날 일본 증시는 엔화 대비 달러화 약세로 수출업계 실적 우려가 높아지면서 약세를 보였다.

그의 비관적 발언 직후 미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며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강화된 영향으로 뉴욕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버냉키 의장이 이번에 경기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언급한 점은 다소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루 전만 해도 그가 이날 청문회에서 시장을 안정시킬 통화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는 반등했다.

그는 이날 구체적인 내용은 커녕 오히려 미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진단해 투자자들의 발등을 찍었다.

지난달 버냉키 의장은 낙관적 발언을 내놔 다우지수는 장중 1만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달 8일 "미국이 더블딥에 직면하지 않을 전망"이라는 발언에 이어 다음날 미 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올해와 다음해 경제확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융시장의 안정이 계속된다면 유럽 재정위기가 미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금융시장 안정과 경제성장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미 경기가 전반적으로 상승 탄력을 받고 있는데 금값 고공행진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5년간 다우지수 추이(야후파이낸스)

그의 한마디에 당시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지 하루 만에 급락, 3주만에 최대폭으로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지난 2009년 9월15일 뉴욕증시에서는 경기침체가 종료된 것 같다는 버냉키 의장의 경기진단 소식이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을 줬다.

그는 브루킹스연구소 콘퍼런스에서 "경기침체가 끝난 것 같다"면서도 "회복 속도는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해 7월24일에는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마련한 긴급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다고 밝힌 점이 경기회복 기대감을 자극해 증시가 낙폭을 줄이고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다.

'대공황 전문가'인 버냉키 의장은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수습한 점을 높게 평가를 받았다.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이후 신속히 정책금리를 제로수준으로 낮춘 후 시중에 2조달러 이상의 유동성을 공급해 미 금융시스템을 벼랑끝에서 건져내는 냈다는 평가다.

그는 다만 금융 위기 발생 직후 초기 대응이 미숙한데다 지난 2008년 초 부동산 가격 하락의 충격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버냉키 의장은 위기 과정에서 구제금융으로 대형 금융기관에 막대한 국민 혈세를 퍼줬다는 원성도 샀다.

그는 가시밭길을 헤치고 지난 1월 연임에 성공했다. 앞으로 또 4년 동안 연준을 책임지게 됨에 따라 당분간 큰 변화

없이 현행 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2002년부터는 연준 이사를 맡았고 2005년에는 조지 부시 전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냈으며 2006년 2월 앨런 그린스펀의 뒤를 이어 연준 의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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