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② 채권시장에 선진국 국채가 넘친다

입력 2010-06-16 15:27 수정 2010-06-17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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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그린슈트 논란 확산

(편집자주: 유럽발 재정위기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의 회복을 의미하는 그린슈트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선진경제 주도로 위기가 커지고 있다는 주장과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5회에 걸쳐 글로벌 경제 현황과 전망을 분석한다)

(글 싣는 순서)

① 글로벌 경기회복 '새싹' 트나

② 채권시장에 선진국 국채가 넘친다

③ 선진국 덮치는 'D'의 공포

④ 유럽 재정위기 어디로

⑤ 中 글로벌 경제 구원투수 될까

그리스에서 촉발된 재정위기가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비상이 걸린 주요국들이 국채발행 규모를 늘려 재원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대량의 국채 발행은 결국 나라빚을 늘리면서 재정적자를 줄일 수 없을 뿐더러 금융시장의 왜곡 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분기보고서에서 지난 1분기(1~3월) 선진국 정부가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1167억달러(약 145조원)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재정위기에 빠진 그리스 등 유럽 국가가 재정적자를 상쇄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국채 발행을 급격히 늘렸기 때문이다.

국가부채가 9조5000억달러로 주요국 가운데 최대인 일본의 경우 국채 입찰을 늘리기 위해 우스꽝스러운 광고까지 사용하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여성은 국채를 보유한 남성에게 끌린다”라는 문구로 국채 매입을 자극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일본 국채 시장의 5%를 차지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국채 추가 매입에 나서주기를 바라는 입장에서 여론의 비난도 불사하고 있는 것.

그러나 일본 개인 투자자들은 더 이상 일본 국채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5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0.4%로 1%대 물가하락률을 감안하면 실질 수익률은 매력적이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금융자산의 절반 이상을 금리가 겨우 0.05%인 은행에 맡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국채의 대량 발행이 재정불안을 야기한다는 반성에서 전후 적자국채 발행을 재정법으로 금지해오다 도쿄올림픽 직후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1965년에 적자국채 발행 금지법을 해금했다.

이후 버블 경제로 세수가 늘어난 시기를 제외하고는 매년 적자국채를 계속 발행하고 있다.

지난 2000년에 300조엔을 돌파한 국채 발행액은 불과 10년 만에 600조엔을 넘어섰다. 올해 예산안에서 국채 발행 규모는 역대 최대인 44조3000억엔으로 잡았다. 이는 1946년 이후 64년 만에 세수를 웃도는 수준이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13일 기자회견에서 “44조3000억엔 규모의 국채 발행은 공적채무를 더 늘릴 것”이라며 “경제와 재정 그리고 사회보장의 건전화를 통해 국가의 발전을 꾀할 것”이라고 말해 자국의 재정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웠다.

주요국들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함께 본격화한 금융위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수하면서 경기부양책을 시행했다.

금융시스템의 부실에서 비롯된 신용경색이 실물경제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주목할 것은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의 재원을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면서 국채시장이 과잉공급 상태라는 점이다.

지난해 연말에는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가 국채를 쏟아내면서 세계적인 국채 공급 과잉으로 각국이 ‘국채 세일즈’에 나서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그 동안 국채 발행을 중단했던 포르투갈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채무국에서 국채 발행이 줄을 잇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17일 스페인과 프랑스의 국채 발행을 주목하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과 비슷한 규모의 프랑스까지 국채 발행에 나서자 재정 위기에 노출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스페인은 이표율 4.00%짜리 10년만기 국채와 이표율 4.70%짜리 20년만기 국채를 발행한다.

프랑스는 2012년과 2013년, 2015년에 각각 만기가 도래하는 98억유로 규모의 BTAN 채권과 7년만기, 13년만기, 20년만기 물가연동채도 발행한다.

이외에 슬로바키아는 14일 5년만기 국채를 발행하며 15일에는 아일랜드가 15년만기 국채와 18년만기 국채 입찰에 나선다. 16일에는 독일의 20년만기 국채 발행도 예정돼있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국채 발행 규모가 감소할 전망이다.

미국의 국채 발행은 지난 2년간 기록적으로 급증했지만 경기 회복에 따른 세수 증가로 국채 발행이 필요 없게 될 것이라고 RBS는 최근 전망했다.

RBS는 오는 9월까지 미 국채발행 규모가 900억달러 가량 줄어든 데 이어 내년에는 6500억달러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투자자들의 인식 전환도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UBS는 “유럽 재정위기로 정부의 차입 필요성이 부각되며 투자자들이 국채보다는 회사채를 더 안전한 자산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채 발행이 증가하는 것은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동시에 막대한 재정지출로 통화량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결국 이것이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한편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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