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車랑나랑] 벤츠 SLS 그리고 수퍼카의 철학

입력 2010-05-3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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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8 6.3 엔진으로 최고출력 571마력, 반세기만에 부활하는 전설의 수퍼카

누구나 가슴속에 드림카 한 대쯤 담아 두고 삽니다. 그것이 멋진 스포츠카이거나 우람한 SUV일 수 있겠지요. 그러나 분명한 건 '드림카=수퍼카'라는 등식이 많은 이들에게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수퍼카의 명제는 단순합니다. 오로지 달리기를 위한, 그래서 최고출력 500마력을 간단하게 찍고 최고속도는 시속 300km를 가볍게 뛰어넘는 차들이 일반적인 수퍼카의 반열에 이름을 올립니다.

누가 가슴에 불을 질렀는지 알 수 없으나 기자에게도 이런 드림카가 있습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 어디쯤인가 서 있을 이런 드림카는 차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상상력의 위대함'을 일깨워 주고는 합니다.

처음 수퍼카를 시승했던 때가 9년 전이었습니다. 일본 수퍼카 동호회가 한국을 찾았을 때인데요. 당시 수퍼카에 대한 첫 인상은 "도무지 편하게 탈 수가 없다"였습니다. 돌덩이 같이 무거웠던 클러치와 핸들은 트럭이나 다름없었고, 타고 내릴 때마다 기어들어가는 모션은 불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 뿐인가요. 당시에는 차고 넘쳐 주체할 수 없는 출력을 다독일만한 드라이빙 스킬도 부족해 제대로 몰아보지도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름 '운전좀 한다'며 자부했으나 큰 코 다친 격이었지요.

2010년 우리는 또 하나의 수퍼카를 만나게 됩니다. 단순한 수퍼가 아닌 '수퍼스포츠'를 지향하는 메르세데스-벤츠 SLS AMG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이제 더이상 운전이 버겁고 부담스러운 수퍼카가 아닌, 편하고 안락하게 성능의 대부분을 뽑아낼 수 있는 럭셔리 수퍼카입니다.

SLS AMG는 1950년대를 주름잡았던 전설의 수퍼카 300 SL의 21세기 버전입니다.

당시 모델은 수직형 걸윙도어를 달아 요즘 기준으로도 범상치 않은 모습이었는데요. 우리가 한국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아부을 때 독일에서는 이런 수퍼카가 시속 200km를 넘나들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 전설의 수퍼카가 2010년 한국에서도 부활하게 됐습니다. 올해 초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으로 하반기 국내에 선보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수퍼카 SLS AMG입니다.

뜨거운 심장은 V8 6.3리터나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최고출력을 물경 571마력으로 끌어올렸고 최대토크 역시 66.3kgㆍm나 됩니다. 여기에 맞물린 7단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은 AMG가 주로 사용하는 ‘스피드 시프트 7G-트로닉’보다 한 단계 진보한 작품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초대에 돌파하고 이 상태를 몰아붙이면 최고속도는 시속 315km를 돌파합니다.

3년 전, 스페인 남부 '마요르카'섬에서 1954년형 메르세데스-벤츠 300 SL을 처음으로 시승했었습니다. 당시 기자의 눈에는 그 어떤 수퍼카보다 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해주었던 차였습니다.

아직까지 그때의 감동이 고스란히 이어져오는걸 보면 수퍼카가 주는 감동은 단순한 성능이나 우월 의식이 아닌, 그를 바라보면서 심장이 방망이질 쳐대는 매니아들의 감동이라 생각됩니다.

반세기 전 그들의 철학과 고성능을 향한 열망을 고스란히 이어온 새 모델에 대한 기대감은 어떤 수퍼카보다 강하고 진한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수퍼카는 이제 단순한 성능만으로 존재의 당위성을 내세울 수 없게 됐습니다. 고성능 양산차가 점점 많아지면서 우리는 성능 이외에 또다른 수퍼카 철학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지요. 초고성능 위에 감동과 감흥, 그리고 역사성까지 담겨있는 진정한 수퍼카를 기다리는건 언제나 설레는 일입니다.

▲2010년형 메르세데스-벤츠 SLS AMG. V8 6.3리터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을 무려 571마력이나 뽑아내는 수퍼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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