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심상정 후보 사퇴, 선거판세 흔들리나

입력 2010-05-30 18:02 수정 2010-05-31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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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지지 호소. 당원들 “배신감 느낀다”

진보신당 심상정 경기도지사 후보가 30일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전격 사퇴했다. 하지만 당 차원의 결정이 아닌 개인적 결정이어서 진보신당은 심각한 내홍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 여론조사에서 심 후보가 5%에 근접하는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보아 경기도지사 선거 판세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심 후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교육과 복지가 강한 경기도를 만들어 복지 대한민국의 초석을 놓겠다는 저의 꿈을 눈물을 머금고 잠시 접어두겠다”고 밝혔다.

사퇴 이유에 대해서는 “투표일을 3일 남긴 지금 우리 국민의 표심은 이명박 정권 심판으로 모아지고 있다”며 “국민의 이명박 정권 심판의 뜻을 받드는데 저의 능력이 부족함을 솔직히 인정한다”고 털어놨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도지사에 대한 지지도 천명했다. 그는 “경기도지사 후보 사퇴를 통해 유시민 후보에게 이명박 정권 심판의 과제를 부탁한다”며 “유시민 후보를 반드시 당선시켜서 이명박 정권 심판을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단일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심 후보의 결연한 사퇴의지와는 달리 진보신당은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조승수 진보신당 선대위원장은 30일 오후 4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심 후보의 사퇴에 대해 중앙선대위는 계속해서 설득했지만 심 후보는 최종적으로 사퇴를 결정했다”며 “이번 과정에 대해서는 선거 이후에 반드시 평가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평가 과정이란 것에 심 후보의 출당 가능성도 있을 수 있는냐는 질문에 “다양한 의견이 있고 당원들이 격앙돼 있는 것을 안다”며 “당원 전체의 총의를 물어서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향후 진보신당이 심각한 내홍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나머지 후보들의 사퇴 가능성에 대해선 일축했다. 그는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해 나머지 174명의 후보들은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심 후보의 개인적 결정이기에 당 차원의 유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심 후보 사퇴 결정은 지난 29일 밤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민(37) 진보신당 당원은 “어제(29일) 밤 11시 심 후보 요청으로 경기도당협위원장 회의가 열렸으며 이 자리에서 심 후보가 사퇴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퇴이유에 대해선 명확히 밝히지 않았고 유 후보의 당락과는 무관하다고 말해 참담함과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처럼 심 후보의 사퇴에 대한 당원들의 불만은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30일 오후 2시에 심 후보의 사퇴기자회견이 국회 정론관에 예정돼 있었으나 당원들의 항의로 무산됐다. 소식을 접하고 개인적으로 모인 당원 40여명이 심 후보의 기자회견을 막기 위해 정론관 정문에 진을 치기도 했다.

진보신당 당원인 이 모씨는 “당원 투표를 통해 선출됐으니 당원 투표를 통해 사퇴해야 한다”며 “개인적 사퇴결정은 민주적 기본원칙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유 후보에 대한 지지를 부탁한 것에 대해 “허탈하며 변절의 현장에 와 있는 것 같다”며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 심 후보의 “능력 부족”이라는 사퇴 이유에 대해서도 당원들은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사퇴 결정 이전에 사전 소통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정론관 앞에서 만난 최 모씨는 “심 후보가 생각보다 약진하니 캐스팅보트를 쥐려는 것 아니냐”며 “민주당과의 이면합의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평가했다.

선거 이 후 진보신당이 갈림길에 설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진보신당 당원인 박 모씨는 “안 그래도 진보신당이 노회찬, 심상정 대표의 사당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인해 탈당과 출당 등에 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심 후보의 사퇴는 경기도지사 선거 판세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심 후보는 5% 내외의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가 유 후보를 10% 안팎의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후보에게 심 후보의 지지율을 더하면 김 후보와의 격차는 오차범위 안에 드는 초접전 구역에 들어가는 것이다. 여론조사가 일순간에 뒤집어 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김 후보는 유•심 단일화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그는 30일 오전 한나라당 광역단체장 합동 기자회견에서 “오히려 우리 지지자들을 긴장하게 만들어 더욱 득표율을 올릴 수도 있다”며 “선거 앞두고 정당을 만들고 해산하는 거나 단일화하는 것에 대해 유권자들은 혼란을 느끼며 신뢰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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