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태성의 글로벌프리즘] 가이트너의 악수와 중국의 위상

입력 2010-05-27 10:32 수정 2010-09-28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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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의 공식적인 기록은 기원전 1800여년 바빌로니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바빌로니아의 새해 축제에서 왕은 최고의 신 말두크 상의 손을 잡았다.

이는 말두크가 통치권을 왕에게 내린다는 의미를 가졌다.

기원전 70년 헬라클레스와 안티오크스 1세와의 협정 비석에도 악수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비공식적으로 악수의 유래는 낯선 사람과 만났을 때 상대에게 적의가 없다는 뜻을 확인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마땅한 인사의 수단이 없고 힘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 낯선 사람은 곧 적이었다.

상대가 공격의도가 없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는 서로 몸에 지니고 있던 칼에 손을 대고 다가섰다. 얼굴을 마주본 채 싸울 뜻이 없음을 확인한 뒤에야 손을 내밀어 무기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주로 무기를 사용하는 오른손을 확인한 것은 당연하다.

출산과 가사의 역할을 맡았던 여성들은 공격을 목적으로 칼을 사용하는 일이 드물었다.

여성들이 주로 집안에서 생활하며 낯선 이를 만날 일이 많지 않았다는 사실도 남성 중심의 악수 문화를 반영한다.

악수에도 일반적인 규칙은 있었다. 동성간에는 선배 또는 윗사람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악수를 하면서 고개를 숙이거나 절은 하지 않는다. 주로 고개를 들고 상대의 눈을 바라보면서 하는 것이 악수의 정석이다.

지난 25일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제대화가 끝났다. 양국의 경제관계를 개선하고 서로의 협력을 강화하자는 것이 대화의 명목적인 취지다.

그러나 실제로는 G2 관계로 부상한 양국간 이해타산을 논의하는 자리로 보는 것이 맞다.

이번 대화에서 많은 것을 노렸던 미국은 결국 빈손으로 중국을 떠났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서로 걷는 길이 달라도 결국 같은 목표를 향해 간다’는 ‘수도동귀(殊途同歸)’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하하며 중국 달래기에 나섰지만 과실을 얻지는 못했다.

천안함 사태와 이란 핵문제 및 위안화 절상과 관련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한 것이다.

해묵은 과제인 위안화 절상에 대해서도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점진적인 절상' 원칙만을 확인했을 뿐이다.

이번 회담의 성격은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인사하는 모습이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가이트너 장관은 원 총리와 악수하며 깍듯이 고개를 숙였다. 원 총리가 상체를 가까이 하며 적극적인 자세로 악수를 나눈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는 지난 4월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악수하며 목례로 예를 갖추던 모습을 생각나게 했다.

단순히 악수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섣부른 감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미국 지도자들이 잇따라 몸을 숙이다니. 중국의 위상이 많이 오르기는 올랐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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