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잃어 더 서러운 용인 집값의 浮沈

입력 2010-05-2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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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밑도는 중대형 아파트 수두룩...정점 대비 7.6% 하락

#경기도 용인에서 47평(전용면적 기준 155㎡)아파트에 5년째 살고 있는 최 모씨는 아파트를 내놓은 지 벌써 1여년이 지났음에도 집이 팔리지 않아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끔씩 오던 문의전화마저 끊긴지 이미 오래. 용인 구 도심에 위치한 이 집의 매매가는 2007년 3.3㎡ 당 100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현재는 40%가량 내린 6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현지 부동산중개소에서는 중대형이이어서 매수세는 더욱 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최씨는 "집을 빨리 처분하고, 직장이 있는 서울로 이사를 가고 싶지만, 집은 안 팔리고 가격은 계속 떨어지니 너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용인 주택시장이 심상치 않다. 한때 강남3구, 목동, 평촌, 분당 등 ‘버블세븐의 진앙지’로 지목될 정도로 집값 상승을 견인했던 곳이어서 최근 이곳 집값의 추락세는 두드러진다.

용인은 중대형(전용면적 기준 85㎡ 초과) 공급이 많았던 탓에 최근의 부동산 경기침체에 취약한 여건을 갖추고 있어 장기적으로도 전망이 밝지가 않다. 용인 인근 택지개발지구에 들어서는 광교신도시, 판교신도시가 유망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용인의 향후 회복 가능성을 어둡게 하고 있다.

용인을 서울 강남구와 비교했을 때 그나마 강남은 용인 보다 하락폭이 적은 편이다. 부동산114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매년 연말기준 용인의 3.3㎡ 당 평균 매매값은 2002년 말 571만원에서 계속 상승하다가 2006년 말 1223만원으로 최고 정점에 달했다.

2007년 말 1212만원, 2008년 1029만원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2009년 1057만원으로 다시 반등했다. 2010년 5월 21일 현재는 2008년 수준인 1029만원으로 내려앉았다. 최고점 대비 변동률이 -7.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3.3㎡당 평균 매매값이 2002년 말 1748만원, 2003년 2140만원, 2004년 2121만원, 2005년 2572만원으로 꾸준히 상승해 2006년 말 3538만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0년 5월 21일 현재 3358만원으로 떨어졌다. 강남구는 전 고점 기준 평균 매매값 변동률은 -5%로 용인에 비해 하락폭이 적은 셈이다.

버블세븐 지역인 강남구는 대기수요가 많아 상대적으로 경기에 덜 민감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용인 집값의 하락세는 중대형 평형이 주도하고 있다. 수요층이 두터운 중소형 평형의 인기가 높아지는 반면 중대형이 외면 받고 있는 최근의 추세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주로 중대형 평형 위주의 공급이 최근 부동산 시장침체 이후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대형은 분양 시 중소형에 비해 3.3㎡당 분양가가 비싸게 책정된다.

부동산뱅크 조사에 따르면 용인 수지구 신봉동 LG빌리지5차 53평형(공급면적 기준 175㎡)은 매매시세가 최고점에 달했던 2006년 말 최하 7억1000만원, 최고 7억5000만원이었으나 현재는 최하 5억3000만원, 최고 6억2000만원이다. 1억5000만원 넘게 내려앉았다.

수지구 죽전동 죽전퍼스트하임 50평형(공급면적 기준165㎡)은 2006년 말 최하 6억2000만원, 최고 7억5000만원에 시세를 이뤘으나 1억7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 센터 소장은 "중대형 분양가가 3.3㎡당 1500만~1700만원으로 비싼 값에 분양됐으나 1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용인 인근에서 신도시로 개발되는 광교나 판교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공급이 잇따르고 있는 이들 지역은 매번 수많은 청약자들이 몰리며 인기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더욱이 용인은 올 한 해 동안 총 1만4189가구나 되는 입주물량이 예정돼 있어 매매시장의 약세가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용인은 전 고점에 달했던 2006년 말 시세 회복은 어렵겠지만 내년에는 입주물량도 상대적으로 적어 수급적체 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고 9월 신분당선 일부 연장구간 개통을 앞두고 있어 시장회복 여지는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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