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머니] “노후행복이요? 무조건 꼼지락 거려야죠”

입력 2010-05-18 15:23 수정 2010-05-1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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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배 씨(69)씨는 대한항공에서 28년간 근무한 후 은퇴했다. 1997년에 은퇴했으니 벌써 13년이 지났다. 정씨는 28세에 입사해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본 것도 많고 즐긴 것도 많다.

“땅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군대생활을 보내고 공중에서 직장생활을 했다”며 “땅, 바다, 하늘을 모두 누려봤다”고 말한다. 이렇게 육해공 곳곳을 누려본 그도 가지 않으려고 한 곳이 있다. 방콕, 하와이, 동경대다.

“정년 퇴직 후 하와이, 방콕, 동경대에 안 가려고 노력했다”

무슨 의미냐고 묻자 하와이는 하루종일 와이프만 찾는 사람을, 방콕은 말 그대로 방에 콕 박혀 있는 사람, 동경대는 동네 경로당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그런 인생은 따분한 인생이다, 방콕, 집에서 하와이 하는 사람들은 아내와도 사이가 안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는 특별히‘꼼지락 생활법’을 소개했다.

“모임에 자주 나가야 한다. 외로우면 치매걸린다. 자꾸 움직여야 한다. 계속꼼지락거려야 건강할 수 있다. 정체되면 죽는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그는 은퇴 이후 지속적으로 창업과 봉사활동으로 삶의 스케줄을 바쁘게 채워나가고있었다. 은퇴 후 압구정동에서 레스토랑 겸 커피숍을 창업했다. 이를 위해 정현배씨는 이태리 주방장을 특별 채용해서 4~5개월간 요리비결을 전수받았다. 커피와 칵테일 등을 식사 후 무료로 내놓자 손님들이 좋아했다.

그러나 창업은 만만치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오너가 나이가 많다 보니 고객 연령대도 나이든 노년층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젊은 세대들은 테이블 회전이 빠르게 돌았지만 노년층은 테이블회전 속도가 느려 처음처럼 매출이 좋지 않아 접을 수 밖에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그는 쉬지 않았다.

구청 복지관서 6년째 영어강의

이후 서울시 구청 소개로 광진구와 도봉구, 송파구 복지관에 영어 강사의 기회를 얻어 지금까지 6년째 해오고 있다.

생활영어와 여행영어를 가르치는 정현배씨는“이 일이 좋다. 제자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라고 말한다.

“노인 복지관에서 강의할 때도 단순히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노인들 우울증 없게 운동도 시키고 춤을 추며 노래도 부른다”고말한다. 그리고 항상 강조하는 것은“항상 웃으세요, 박장대소 하듯이요”라고 주문한다. 이러한 밝음이 인기 비결일까. 학생들로부터 편지와 선물을 받는다.

또한 그는 노래를 좋아한 덕분에 노래실력도 좋다. 5월 16일에 일본노래(엔카) 경영대회에 나간다고 하니 그는 기대와 설렘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의 주말은 어떨까.

현재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간 마포 청기와 예식장에서 주례를 전담한다. NGO단체인 은퇴자 협회 활동을 해오며 노인들에게 어떻게 하면 일자리를 줄 수 있을까 늘 고민했다는 정 씨는 본인의 주례경험을 살려 은퇴자 협회 내에 주례단을 만들었다. 현재 2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주례단 이름은‘타오름 주례단’이다. 노인들도 불꽃처럼 사회에서 봉사를 하자는 의미다. 이를 발족한지도 2년이 넘어가고 있다.

일본어로 결혼주례 해주기도

정 씨는 국내 주례를 넘어 해외 결혼 주례까지도 담당한다. 일본사람일 경우 일본 말로 축복을 해준다. 28년간의 승무원 경험이 유창한 일본어 실력도 키운 것.“ 일본말로 주례해주니 일본인 신랑 신부가 너무나 좋아하더라”며 흐뭇해한다. 요즘 정 씨는 중국어 공부에 한창이다. “중국어는 아직 잘 못하지만 중국인 결혼식 때 간단한 중국말로 축복해주고 싶다”

그가 이 모든 일을 하는 데는 역시 건강관리가 한 몫 하고 있었다. 그는 아침에 눈뜨면 간단한 체조와 아령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오후가 되면 올림픽 공원을 2시간 가량 걷는다.

“이러한 건강관리를 토대로 앞으로 15년 간 더 활동할 생각이다. 85세까지 활발히 일을 하고 이후부터는 쉬면서 체력에 맞는 일을 찾고 싶다”그는 하루하루 꽉찬 스케줄로 은퇴 이후가 보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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