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① 유럽 재정위기 사태에 금값 천정부지

입력 2010-05-14 09:14 수정 2010-05-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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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유럽발 재정위기 사태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상품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유가는 조정을 겪고 있다. 철광석과 다이아만드, 실크 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4회에 걸쳐 상품시장 현황을 짚어보고 가격을 전망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유럽 사태에 금값 천정부지

② 유가 급등세 진정...하락 전환?

③ 철광석 가격도 천정뚫렸다

④ 다이아몬드에서 누에고치까지 상품가격 비상

안전자산에 대한 욕구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재확산되면서 상품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금값이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투자자금이 안전한 자산에 집중되면서 금값은 온스당 1220달러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유럽발 악재가 해결되지 않는한 금값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금은 12일 온스당 1240달러선을 넘어서면 사상 최고 행진을 지속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7500억유로(약 1조달러) 규모의 구제금융기금 설립에 합의했지만 유럽 재정위기를 막을 수 없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태.

이를 반영하듯 증시는 약세로 돌아섰고 외환시장에서 유로 가치는 주요 통화에 일제히 내림세를 연출했다.

마렉 벨카 IMF 유럽대표는 "이번 지원안이 유럽 채무 국가들에게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인식되어서는 안된다"고 밝혀 실질적인 치유책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벨카 대표는 "특히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국가들이 이번 위기 해소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역사적으로 불확실성의 시대에 금값이 강세를 나타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5년간 금값 추이(marketwatch)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부 채권) 사태로 랠리를 시작한 금값은 몇 차례 등락을 거듭했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수요가 아닌 투자심리의 변화로 금값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는 것은 부담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수요가 받쳐주지 않는 한 지속적인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다.

과거 추이를 살펴보면 금값은 실수요가 증가하면서 오르는게 아니라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급등해왔다.

경제위기에 직면하거나 전쟁이 발생하면 어김없이 화폐 가치는 떨어진다. 위험이 극에 달할 때면 달러 등 명목화폐는 종이조각에 지나지 않게 될 수 있다.

반면 금은 언제 어디서든 화폐로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고의 안전 자산으로서 위기 때마다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 1970년대 1ㆍ2차 오일쇼크와 1987년 블랙먼데이, 2001년 9ㆍ11사태 등이 터질 때마다 금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008년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는 등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당시에도 안전자산 선호현상과 함께 금값은 고공행진을 펼쳤다.

유럽의 재정위기 우려가 사라지지 않는 한 금은 안전자산으로서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라 중국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금에 대한 매력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속 시세정보 제공 사이트 더불리온데스크닷컴의 로스 노먼 트레이더는 "금값 상승은 유로존 재정위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감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펜토 델타글로벌어드바이저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금을 달러 등 주요 통화들을 대체할 수 있는 자산으로 인식해 매입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는 그 자체로서는 가치가 불안한 달러 등 명목화폐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랭크 맥기 인테그레이티드 브로커리지 서비스 딜러는 "유럽이 조성한 긴급 구제기금으로 재정위기를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감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유럽 국가들도 조만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으로 금을 사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트 제만 라셀라선물그룹 금속 트레이더는 "그리스의 채무위기가 다른 유럽 국가로 번질 것이라는 공포가 다시 엄습했다"면서 "이로 인해 안전자산인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조나단 스팰 바클레이즈캐피탈 금 투자 전문가는 "금값은 이번주 말까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랭크 홈즈 US글로벌인베스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5년 내 금값이 2300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유럽 재정위기 확산 조짐으로 북미 지역에서 금 수요 또한 급증할 전망이다.

금을 비롯해 농산물을 비롯한 다른 상품 가격도 강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7월물 가격은 부셸당 6.5센트 오른 3.77달러에 거래됐다. 대두 7월물 가격은 부셸당 5센트 오른 9.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비철금속과 원당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은 t당 70달러 하락한 7050달러에 마감됐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원당 7월물 가격은 파운드당 0.27센트 내린 13.91센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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