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벗어나면 무늬만 보금자리

입력 2010-05-07 10:07 수정 2010-05-0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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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은계 등 주변시세보다 비싸 메리트 없어

"말 그대로 사전예약 아닙니까. (주변시세보다 비싸서)1년 뒤 계약 안한다고 하면 어떻게할찌 모르겠어요."(광명시흥지구 인근 A중개업소 대표)

보금자리주택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그린벨트를 풀어서 짓는 만큼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싸 시세차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청약자들은 "시세차익이 없었다면 청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을 제외하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없는 지역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보금자리 분양가가 시세를 넘어 서는 경우도 나타나 미분양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7일 부동산 정보업체와 보금자리 단지 인근의 중개업소에 따르면 2차 보금자리주택 지구의 경우 강남권을 제외한 경기 4곳은 시범지구보다 메리트가 상당수 저하됐으며 특히 시흥은계, 부천옥길은 무늬만 보금자리주택으로 전락한 위험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시범지구 사전예약 때의 치열한 경쟁과 달리 이번에는 1순위 마감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마저 나오고 있다. 2차 보금자리주택의 추정 분양가는 서울 세곡2.내곡지구의 경우 3.3㎡당 1140만~1340만원, 구리 갈매.남양주 진건지구는 850만~990만원, 부천 옥길.시흥 은계지구는 750만~890만원이다.

이런 추정 분양가를 기준으로 보면 강남권의 경우 인근 시세대비 60% 정도, 경기지역의 경우 90%정도로 책정된 셈. 특히 시흥은계, 부천옥길의 경우 시세와 견줘 100%를 넘는 경우도 있어 심각성을 더해지고 있다.

시흥 은계지구 인근인 은행동 전용면적 85㎡이하 평균 시세가 3.3㎡당 818만원인 반면 이번에 사전예약 분양가는 750만~890만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부천 옥길지구 역시 인근 지역 시세는 3.3㎡당 평균 범박동 1016만원, 소사본동 865만원이다. 보금자리 분양가와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낮다.

구리 갈매지구 보금자리도 평균 추정 분양가는 3.3㎡당 990만원인데 인접한 구리 인창동 아파트는 이보다 싼 3.3㎡당 97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전예약 분양가는 아직 확정된 게 아니라는 것. 토지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가가 책정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주택거래 침체로 주변 시세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악재로 청약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보금자리 발목을 잡는 요인은 또 있다. 시세차익을 보기 힘든데도 장기간 전매제한(7~10년)과 실거주 의무기간(5년)을 떠안아야 한다는 것.

사정이 이렇다보니 청약자들은 경기권을 외면하고 시세차익이 보장되는 강남만 쳐다보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보금자리의 중대한 아킬레스건 하나가 또 드러난다. 이제 강남에 보금자리 주택을 공급할 땅이 거의 없다는 것. 실제로 시범지구와 2차지구에는 강남에 보금자리 주택을 공급했지만 지난 3월 지정된 3차지구에는 강남에서 후보지를 내놓지 못했다.

앞으로 강남에서는 보금자리 주택을 구경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정부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를 만나 강남 지역에 보금자리가 다시 나올 가능성에 대해 "보금자리는 강남 수요를 위한 주택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보금자리 토지를 공급하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입장은 더 현실적이다. LH 관계자는 같은 질문에 "강남지역 지도를 펼쳐 놓고 보면 이제 더 공급할 땅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강남 보금자리가 이제 자취를 감출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부동산정보업체 한 관계자는 "분양가에서 경쟁력을 잃는다면 향후 보금자리주택 역시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일반 택지지구 성격으로 전환돼 차별성이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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