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② 유럽 악재에 亞 금융시장 우려 확산

입력 2010-05-06 09:38 수정 2010-05-0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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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플루' 사태?...금융시장 쓰나미-유럽 의존도 높은 亞 국가 직격탄

편집자주: 유럽 재정위기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악화일로다. 주요국 증시는 올해 오른 상승폭을 모두 날렸으며 채권·상품·외환시장이 모두 출렁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가 포르투갈·스페인 등 인접국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4회에 걸쳐 그리스 사태를 진단해본다)

① 유럽 폭탄 글로벌증시 초토화...올해 상승폭 반납

② 유럽 악재에 亞 금융시장 우려 확산

③ 유럽은 잊어라..미국이 있다

④ 유가 80달러선 붕괴...급락 어디까지

그리스 사태로 불거진 유럽의 재정위기가 아시아 금융시장까지 강타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아시아 주식시장은 일본과 한국이 휴장한 가운데 전날 미국과 유럽증시 하락 여파로 대부분이 급락세를 연출했다.

홍콩증시의 항셍지수는 전날보다 2.1% 하락했고 대만증시의 가권지수는 3% 가까이 빠졌다. 중국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0.8% 올랐지만 이는 올해 들어 13% 하락한 수준이다.

인도증시의 센섹스지수는 0.3% 내렸다. 그나마 일본과 한국은 어린이 날을 맞아 휴장해 충격은 면했다. 일본과 한국은 연초 대비 4.9%, 2.1% 각각 상승했다.

그리스 재정위기가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유럽 시장 의존도가 적지 않은 아시아에도 파급이 미치기 시작하는 양상이다.

날개 없이 하락을 거듭하는 유로화는 이미 유럽 시장에서 아시아 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치명타를 입히고 있다.

올해 들어 유로화 가치는 원화에 대해 13% 떨어졌고, 싱가포르달러화에 대해서는 11%, 중국 위안화와 미 달러화에 대해서는 9.6%씩 하락했다.

이 가운데 세계 무역의 허브로 불리는 홍콩과 싱가포르의 경우 유럽 시장 의존도가 높은 만큼 타격이 심각할 전망이다. 현재 홍콩과 싱가포르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유럽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3.2%와 11%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가장 빨리 벗어난 아시아 지역의 경제 성장이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경우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식히기 위해 단행한 부동산 안정책이 주식시장을 꽁꽁 얼렸고 지난 2일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지급준비율을 올리면서 정부의 긴축정책 기조를 각인시켰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로 은행들의 고삐를 죌 수는 있지만 오히려 경제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만 커지고 있다.

지난해 2분기 금융위기 사태 속에서 눈부신 회복을 거둔 아시아 지역의 성장세가 둔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홍콩 소재 UBS의 던컨 우드리지 아시아 경제전문가는 “현재 나오고 있는 지표들이 올 하반기 아시아 지역의 경제 성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며 “이는 경기침체가 끝났다는 것을 뒤집는 것은 아니지만 중기 성장계획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 소비자신뢰지수와 기업실사지수, 건설주문과 기계주문 등 최근 발표된 지표들이 모두 이 같은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유럽의 재정위기 사태가 아시아 금융시스템에 위협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낙관적인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DBS은행의 데이비드 카본 이코노미스트는 “다행인 것은 아시아가 지난 10년 동안 외환보유고와 공공부채 감축에 힘써왔다’며 “그것이 유럽발 재정위기의 탈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1997~1998년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부지런히 외환보유고를 늘리는 한편 개인 부채 감축에도 힘써왔다.

일본, 인도, 대만 등은 천문학적인 국가부채를 안고 있기 때문에 부담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이들 국가 대부분이 자국 내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위험은 반감된다는 설명이다.

낙관론자들은 올해 아시아 증시가 경제 회복 국면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AMP 캐피털 인베스터스의 셰인 올리버 투자전략가는 “현재 상황은 2003년까지 3년 동안 가파르게 상승하다 잠시 정체기가 있었던 2004년과 같다”면서 “올해 아시아 증시는 2004년 하반기부터 강세장을 연출했던 것처럼 올 하반기에 안정권을 다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실제로 지난해 초 아시아 증시는 세계 주요증시 중 특히 강세를 보였다. 작년 여름 정점을 기록하다 중국이 긴축신호를 보내면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는 금융 위기 이후 경기회복과 함께 강세를 지속한 미국 증시와도 흐름을 같이 한다.

다만 얼라이언스번스타인 인베스트먼트의 앤소니 챈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사태와 무관한 중국의 과열 양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만일 그리스 사태가 6~9개월 전에 촉발됐다면 더 심각했을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미국이 빠르게 회복되기만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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