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9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 도입으로 대출금리의 변동 폭이 완만해졌기 때문에 기준금리 상승이 소비자와 기업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 보고서는 또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이유로 가계와 중소기업의 예상 부도율이 하락해 금리를 올려도 가계와 기업이 부실해지거나 금융 시스템이 위험해질 가능성이 작아졌기 때문이라고도 전했다.
한은은 또 앞으로 코픽스 대출 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은행들이 저금리로 인한 역마진을 우려해 3%포인트가 넘는 가산금리를 붙였던 지난해 3월 이후의 대출 가운데 상당 부분은 코픽스 대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코픽스 도입으로 통화정책의 파급 효과가 제약되고 시차도 길어질 것"이라며 "따라서 통화정책을 보다 선제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또 보고서에서 지난 12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을 바탕으로 가계와 중소기업의 예상 부도율을 추정했다.
여기에는 올해 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국내총생산(GDP)이 5.2% 증가하고 고용 사정도 개선된다는 전제가 깔렸다.
추정 결과 올해 가계와 중소기업의 부도율은 지난해보다 매 분기 0.11%포인트와 0.12%포인트씩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손실은 3조70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관적인 시나리오도 있다. 한은은 전망과 달리 성장과 고용 지표 개선이 늦춰져 가계와 중소기업의 빚 부담이 많이 늘어난다는 가정을 세워 이에 따른 예상 부도율 결과 가계와 중소기업의 부도율은 0.04%포인트씩 상승해 은행의 손실이 1조1천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은 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그러나 "국내 은행의 BIS 비율은 지난해 말 14.4%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어서 비관적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나더라도 은행의 경영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