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동맹 막내리나...'일본 버리기' 진입?

입력 2010-04-2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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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일본 고립 악화될 것"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미ㆍ일 관계에 대해 ‘일본 버리기(Japan Dissing)’라는 제목의 기고를 게재해 일본 언론들이 흥분하고 있다.

최근 양국 정상의 행보로 미루어 볼 때 50년 이상 지속된 미국과 일본의 동맹구도가 막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미 싱크탱크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공공정책연구소’의 마이클 오슬린 일본 연구책임자는 미일 관계에 대해 “예전에는 ‘일본 때리기(Japan Bashing), ‘일본 무시하기(Japan Passing)’라 불리는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일본 버리기’라 불리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일본 때리기’는 1980년대에서 1990년대초 양국 무역마찰이 과열돼 무역전쟁 위협과 제재조치, 보호주의의 대두로 양국관계가 크게 악화했을 당시 대두된 표현이다.

당시 미국에서는 일본이 강국으로 급부상해 미국을 위협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제2차 태평양 전쟁은 불가피하다(The Coming War with Japan)'는 등의 서적이 잇따라 출판되기도 했다.

이후 ‘일본 무시하기’라는 표현이 부상한 것은 1990년대에 들어서 미국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친밀관계를 형성하면서부터였다.

1998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해 9일간이나 머물렀음에도 일본에는 들르지 않았다. 이에 일본에서는 일본의 전성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당시 일본 정계에서는 ‘무시당하는 것’보다 차라리 ‘때리기’가 더 낫다는 입장이었다. 때리기라도 하면 적어도 반격의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슬린은 이러한 시기를 거쳐 현재 미국과 일본의 관계는 ‘일본 버리기’라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54년만에 정권교체 숙원을 이룬 하토야마 유키오 정부가 출범 초부터 주요 파트너인 미국의 심기를 잇따라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일 관계가 이처럼 악화한 결정적 요인은 오키나와 주일 미군 이전 문제에 대해 하토야마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5월말까지 대안을 마련키로 했지만 양국이 모두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오슬린은 또 “하토야마 총리의 신뢰가 이미 추락한 가운데 미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은 일본인을 속으로 더 무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핵 안전보장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정상과 친밀하고 성과 있는 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하토야마 총리는 공식 만찬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근처에 자리를 확보했음에도 순조롭게 대화를 이어나가지 못했다.

양국 관계자는 그 상황에 대해 양호한 관계가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수습했지만 오바마 행정부에서 양국 관계가 빠르게 개선되리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적어도 하토야마 총리가 정권의 자리에 있는 동안은 말이다.

오슬린은 “미국과 친밀해지지 않으면 일본은(아시아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고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세계 2위 경제대국이라는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발발 60년이 지나도록 과거사 청산을 하지 못해 아시아 피해국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슬린은 “아무도 미일동맹 관계가 무너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지만 하토야마 총리가 현 상황을 바꾸지 못하면 양국 관계는 확실히 소홀해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워싱턴과의 대화 창을 열어놓거나 하토야마 총리가 물러나지 않는 한 ‘일본 버리기’는 아시아 지역의 수십 년에 걸친 안정과 번영을 급변시키는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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