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와 조선사들이 지난해 재무구조평가기준을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무약정 체결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말까지 신용공여액이 일정액 이상이라 올해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41개 그룹의 심사가 끝난다. 41개 그룹 중 건설과 조선사들은 지난해 재무구조평가기준을 부채비율에서 현금흐름을 집중해서 보는 것으로 개선했지만 이번 심사에서 대부분 재무약정을 맺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건설, 조선, 해운업 등은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아 이번에 개선한 재무구조평가기준으로 평가하기로 하고 재무약정을 유예한 바 있다"며 "하지만 이들의 재무구조가 오히려 악화된 상황이라 재무약정 체결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한진과 STX그룹 등 9개 채무계열에 대한 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은행도 조선사와 건설사들 중 몇몇 그룹은 재무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건설사와 조선사들은 총 차입금 대비 자기자본과 현금성 자산 대비 유동부채 등 현금흐름 항목 평가점수가 80점을 넘지 못하면 재무약정을 맺어야 한다. 몇몇 건설사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인해 현금흐름성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도 마찬가지이다. 수주 악화와 경기불황으로 인해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있어 지난해 재무약정을 유예했던 그룹들은 올해 재무약정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와 조선사들은 지난해 재무구조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지만 부채비율을 중점으로 본 평가기준이 불합리하다는 이유로 재무약정 체결을 유예했다. 은행들도 이들의 부채비율은 특성상 높을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에 평가기준을 개선해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기존에는 부채비율을 집중적으로 평가했다면 이제는 현금흐름을 추가해 부채비율이 높더라도 현금흐름 평가가 좋다면 약정 체결을 하지 않아도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조선업과 건설업체의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재무약정 체결은 불가피하다"며 "경기 악화에 대비해 확실한 목표를 부여해 준비를 해두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