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기아차의 '간섭 효과'

입력 2010-04-14 11:38 수정 2010-04-1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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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난 한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신차를 개발할 때 현대차와 기아차의 동급 모델간 경쟁을 최소화하도록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들어 부쩍 현대차와 기아차간의 '간섭효과'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간섭효과란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즉 같은 기업의 다른 제품이 서로 간의 판매를 감소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현대기아차의 간섭효과는 어제 오늘만의 얘기는 아니지만, 신차들이 많이 쏟아지는 이 때에 유독 관심을 끈다.

실례로 지난달 31일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 전 모델에 국산 중형차 '최초'로 사이드&커튼 에어백을 기본 장착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오는 29일 선보일 중형 세단 'K5' 전 모델에 사이드&커튼 에어백과 차체자세제어장치(VDC)를 장착을 강조할 예정이었던 기아차로서는 그 '최초'의 타이틀을 현대차에 내주게 된 셈이다.

또한 같은 날 현대차는 전 모델에 차체자세제어장치(VDC)를 기본 적용하며 연비도 기존 15.4㎞/ℓ에서 SUV 최고연비인 15.6㎞/ℓ(2.0 디젤 2WD/자동변속기 기준)를 달성한 2011년형 투싼ix를 내놨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 연비는 지난달 23일 출시한 기아차의 스포티지R과 같은 수치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쟁이 상생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문제는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데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현대차는 국내 시장에서 16만8030대를 판매해 전년동기대비 29.9% 증가했지만, 점유율로 봤을 때는 48.1%를 기록해 전년대비 2.2%p감소했다.

기아차 역시 같은 기간 10만5231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32.5%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은 30.1%로 전년대비 0.8%p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를 합해 전년 1분기 81.2%의 점유율이 78.2%로 감소한 것이다. 이는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서 막강한 과점을 차지하고 있는 수치지만, 이 두 업체간의 경쟁이 오히려 소모전으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르노삼성은 전년 1분기 9.2%에서 11.9%로 증가했고, GM대우 역시 7.2%에서 7.6%로 증가해, 오히려 싸움구경하다 떡 얻어먹는 꼴이 된 셈이다.

현재 현대기아차가 국내 자동차시장에 차지하고 있는 80%라는 점유율은 결코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간섭효과를 최소화해 내수점유율을 더 올려 달라고 주문하는 것 역시 절대 아니다.

다만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쟁 시대에 발전적 경쟁이 아닌 소모적 경쟁으로 치달아서는 안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현대기아차가 타깃 고객층을 달리한다든지, 브랜드 인지도를 달리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가져가 소모적 경쟁을 최소화 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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