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구조조정 본격화 되나?

입력 2010-04-12 09:13 수정 2010-04-1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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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 채권단 관리…중견조선업체 이어 '빅4'도 안심 못해

국내 7위 조선업체인 성동조선해양이 자금난으로 채권은행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을 맺을 전망이다.

올해 들어서도 20척의 선박을 수주하는 등 활발한 영업활동을 벌여왔던 성동조선이 채권단 관리를 받게 됨에 따라 이를 신호탄으로 중견 조선업체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이 다시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조선업이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중견 조선업체 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STX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사 역시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12일 조선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성동조선은 지난달 말부터 우리은행·수출입은행 등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성동조선 관계자는 "연말 결산시기와 선물환거래 손실, 선수금 유입 지연 등이 겹치면서 일시적으로 유동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채권단과 만기채권 연장, 신규자금 지원 등 구조조정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동조선의 자금난은 지난해 6000억원에 달하는 선물환거래 손실을 입은 데다 최근 선주들로부터 선수금, 중도금 유입이 지연되면서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 수주물량이 취소될 위험성이 높아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성동조선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기존 수주물량 대부분이 자동 계약 취소될 소지가 높아 워크아웃은 적용될 가능성이 낮아보인다"고 귀띔했다.

성동조선해양은 군인공제회·우리은행 등이 대주주인 조선사로 올 들어 선박 20척을 확보해 상선 수주 부문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앞서 국내 8위 조선사인 SLS조선(옛 신아조선)은 작년 12월 오랜 수주 가뭄과 선박 인도 연기, 발주 취소 사태 등을 견디지 못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한 상태다.

문제는 국내 조선 '빅4'를 제외하고 SPP 등과 함께 견실한 조선사로 인정받던 성동조선이 이러한 상황이라면 다른 중소조선사들도 겉으로 밝혀지지 않았을 뿐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 속에서 버티다가 결국 이제야 터진 것"이라며 "자칫 중소조선사들의 도미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수에 성공하더라도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자금조달도 쉽지 않아 중소조선소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빅4' 등 대형 조선사들도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최근의 발주들이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미뤄뒀던 선박 발주일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이러한 발주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기 어렵기 대문이다. 또 일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선사들의 경우 이미 발주를 마친 부문에서도 취소할 가능성이 높다.

외신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독일 리크머스사로부터 수주한 컨테이너선 9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취소당할 위기에 쳐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현재 리크머스사와 인도 시기 연장 등 다양한 옵션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발주 취소의 가능성은 남아있는 것. 만약 계약 취소가 확정되면 수주 가뭄에 시달려온 조선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달에도 유조선 5척(4802억원 규모)에 대한 선박 건조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한 바 있다. 다른 선주사들도 계약을 취소하거나 선박 인도시기를 늦출 공산이 커진 것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올 들어 잇단 선박 수주를 계기로 턴어라운드를 기대했던 대형 및 중견 조선업체들이 다시 비상사태를 맞게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간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STX조선해양의 국내 '빅4' 조선사들은 올 1분기 동안 작년 동기 대비 5배에 달하는 54억900만달러어치의 선박·플랜트를 수주하면서 조선업이 회복세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었다.

한 대형조선사 관계가는 "바닥만 확인했을 뿐 조선업의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는 아직 멀었다"며 "기업별로 수준의 차이는 있지만 '빅4'에 속한 조선사들도 그간 벌어놨던 것을 까먹는 단계"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조선사들이 선박 수주에서 벗어나 플랜트부문에 집중하고 있지만 아직 시작하는 단계로 짧은 시간 성과를 내기 어렵다"면서 "지난해 대형 조선사들이 어려움을 잘 넘겼지만 올해 수주가 획기적으로 살아나지 않는다면 진정한 터널은 이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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