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투싼ix' 젊은 현장, 현대차 울산5공장가다

입력 2010-03-28 09:00 수정 2010-03-2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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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연속 목표 초과달성...연장근무에 특근 '신바람'

▲투싼ix를 생산하고 있는 현대차 울산5공장.
3월도 어느새 중반을 넘어가고 있지만 눈도 내리고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고 있다. 세계 자동차 업계도 경기침체의 긴 터널의 끝자락에 있는 모습이기는 하지만 아직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25일 찾아간 현대자동차의 울산5공장은 완연한 봄기운으로 가득했다. 울산5공장은 현대차의 최신식 시설을 갖춘 공장이며 에쿠스, 제네시스, 투싼ix등 최고급 차량을 생산해 내고 있다.

그중 투싼ix는 글로벌 경제 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SUV시장의 부활을 성공시킨 주역이다.

울산5공장은 투싼ix 출시 직후인 지난 해 9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 이래 매달 목표대수를 초과 달성, 올해 2월말까지 총 7만4000여 대의 생산실적을 기록했다.

◆매달 목표대수 초과달성...지난 2월까지 총 7만4000대 생산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판매급감으로 잔업을 할 수 없던 때도 있었지만 수출물량까지 더해지면서 주야간 10시간 교대(10+10) 운영과 월평균 4회에 이르는 특근에도 물량을 따라잡기가 빠듯해 2월부터는 특근횟수를 월 5회로 늘려 잡았다고 한다.

투싼ix는 국내에 출시되자마자 9월 5000대 판매를 돌파했고 10월에는 6270대가 판매되며 SUV 시장 1위로 올라섰다. 지난 2월에도 4273대가 판매되며 SUV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수출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미국, 캐나다, 중동, 호주 등 수출지역이 늘어나면서 10월 692대였던 수출실적(선적기준)은 지난 2월 9374대까지 늘어났다. 주요지역에서 본격 판매에 들어간 만큼 수출이 더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싼은 지난 2004년 첫 출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 판매되며 '월드 밀리언셀러'반열에 올라섰던 차종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08년 하반기에 휘몰아친 세계 경제 위기로 판매가 급감하기 시작했고 또 유가 상승으로 SUV의 판매가 주춤하며 5공장 투싼 생산라인도 어려운 시절을 보내야만 했다.

그 이후 지난해 8월 현대차는 투싼ix로 SUV 시장 재건에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

◆투싼ix, SUV 시장 재건 신호탄 쏘아

지난 해 상반기 SUV 시장의 침체로 사기가 저하됐던 5공장 직원들은 투싼ix가 투입되면서부터 서서히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계속되는 연장근무와 특근으로 지쳤을 법도 하지만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일사불란하게 부품을 조립하는 직원들의 면면에서는 여전히 젊음과 활력이 넘쳤다.

직원들 대부분은 지난 2004년 투싼 라인이 처음 도입되던 때 채용된 인력들이다. 현장에서 만난 박한준씨는 "젊은 감각의 신세대 차량을 매일 접하다 보니 작업하는 사람들도 같이 젊어지는 것 같고, 무엇보다 시장에서 반응이 좋으니까 더욱 힘이 난다"며 일의 즐거움을 나타냈다.

SUV 시장 1위인 투싼ix의 저력은 바로 5공장의 젊은 열기에서 뿜어져 나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젊은 인력이 만드는 젊은 '투싼ix'

울산5공장에서는 투싼ix를 하루 평균 670여대, 월평균 1만5000여대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중 내수가 약 25%, 수출이 약 75%를 차지한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 약 60% 정도를, 나머지는 중남미·아시아·아프리카등 전세계에 걸쳐 고루 수출하고 있다.

완벽한 품질의 차량을 고객과 약속한 날짜에 전달하기 위해 남다른 각오를 다지고 있는 5공장 곳곳에서는 '품질 메아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이른바 '품질 에코(ECHO)'라 불리는 이 캠페인은 영원한 강자가 없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특히 품질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정신으로 '기초품질 4대 강령'을 수립해 현장 곳곳에 부착해 놓음으로써 임직원들의 품질의식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Effective (실질적인 품질향상) Creative (창조적인 품질관리) Human (능동적인 품질의식) Organizational (조직적인 품질혁신)의 첫 자를 따서 만든 '품질 ECHO'를 통해 '품질의 중요성'이 직원들의 머리와 가슴에서 메아리 칠 수 있도록 각종 제도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양보 없는 품질의 중요성, '품질 ECHO'캠페인

현대차에 따르면 직원들의 품질 점검 절차도 매우 까다로워졌다고 한다. 문재갑 계장은 "각종 지표 상승과 호평 속에서 품질에 대한 마음가짐이 자칫 소홀해진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직원들 각자가 품질의식을 다잡아 기본으로 돌아가 심기일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OK라인에서 막바지 점검 작업에 여념이 없는 한 작업자가 차량을 꼼꼼히 살펴 본 후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난 후 자신의 이름 석자가 새겨진 점검표를 부착한다. '메이드 인 현대'의 이름으로 긍지와 자부심을 싣고 고객과 만날 채비를 마친 투싼ix는 질주의 시간을 기다리며 출고장으로 이동을 한다.

현대차 직원들은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준 차종이었던 만큼 남다른 애착이 느껴진다고 한 목소리다.

최근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이경훈 지부장은 주인의식을 고취하고 생산성 향상에 적극 협조 등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노사관계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미국 자동차산업 붕괴로 도시 전체가 폐허로 변한 디트로이트를 다녀온 후에는 "품질 좋은 명차 생산이 곧 고용안정이다"라는 기고문을 통해 '현대차 노사와 울산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전열을 가다듬고 새로운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일부 경쟁 업체가 주춤거리는 사이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여전히 한국 자동차업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국 자동차산업이 경쟁력 있는 기업체질을 갖추기 위한 답은 현장에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 될 때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울산5공장 투싼ix라인에서 만난 '젊은 그들'에게 그러한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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