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태성의 글로벌프리즘] 오바마 미소 뒤의 그림자

입력 2010-03-26 09:24 수정 2010-09-28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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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랜만에 웃었다. 자신의 최대 공약이었던 건강보험개혁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것이다.

▲국제부 민태성 부장
언론은 건보개혁안 통과가 오바마 대통령의 최대 업적인 것은 물론 미국인들에게 역사적인 선물이 될 것이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실제로 건보개혁안이 갖는 의미는 대단하다. '팍스아메리카나'가 상징하듯 미국은 세계 지도자 역할을 자부했었다.

그러나 헐리우드의 악동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식코(Sicko)'가 보여주듯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는 전세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미국의 세계 복지 순위가 37위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잘 산다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의료복지는 그만큼 먼나라 얘기였던 것이다.

오죽하면 미국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못산다는 쿠바까지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비용이 적게 든다고 할까.

무엇보다 건보개혁안 통과는 오바마에게 다시 한번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을 했다.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키며 화려하게 취임한 오바마는 최근까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각종 개혁안은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지리한 흐름을 지속했고 국민들의 지지율도 40%대로 추락했다.

건보개혁안 통과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도 급속히 회복할 전망이다. 올해 중간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오바마의 미소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건보개혁으로 미국민들의 질병 치료는 개선될지 모르지만 민생은 여전히 고달프다.

가장 큰 문제는 고용시장.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회복하고 있다지만 미국의 실업률은 여전히 9%대 후반이다. 기업들이 고용을 늘릴 계획이 없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CNN에 따르면 미국 기업인 중 절반에 가까운 47%가 이번 여름까지 고용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특히 응답자의 54%는 젊은 층의 고용이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도 우리나라처럼 청년실업이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미국의 실업률이 올 연말까지 9.7%대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경제의 3분의2를 소비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고용시장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오바마 행정부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건보개혁안 통과로 오바마가 마냥 기뻐하고만 있을 수 없는 이유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2년 대선 당시 내건 구호는 오바마가 다시 한번 곱씹을 만한다.

클린턴은 당시 조지 H. 부시 대통령에게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라고 외쳤다.

오바마에게는 건보개혁안 통과의 기쁨을 잠시 접어두고 고용시장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으로, 풀뿌리 민주주의의 승리를 보여준 그이기에 미국 서민들의 기대는 여전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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