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복귀' 삼성 후계구도 변화 오나?

입력 2010-03-24 14:28 수정 2010-03-2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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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전자제조계열 · 이부진- 금융서비스계열 분할경영 수면 아래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복귀로 삼성그룹의 후계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당초 가장 유력하게 제시됐던 전자제조계열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금융서비스계열은 이부진 삼성에버랜드 전무로 분할 경영하는 시나리오도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이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는 우선 삼성의 오너경영체제가 재가동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 회장이 지난해 사면복권 이후 나온 주변의 예상을 깨고 그룹 명예회장이 아닌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함에 따라 전자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오너경영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측은 이 회장의 경영복귀가 삼성그룹의 후계구도와는 상관이 없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다. 이인용 부사장은 이 회장의 경영복귀가 이재용 부사장의 향후 활동등과 관련이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복귀 결심 배경에 최지성 사장과 이재용 부사장으로 이뤄진 현 체제가 약하다는 판단이 들어 있는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그룹 전체적으로 "(이건희 회장이) 투자와 사업조정등 의사결정의 스피드를 높여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지금 구조에서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봤다"는 정도의 언급만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회장의 경영복귀는 이재용 부사장을 필두로 하는 그룹 후계 구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후계작업에서 후계를 위한 학습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간다는 것으로 이른바 '속도조절론'의 부상이다.

재계 한 인사는 "(이 회장의 복귀는) 지난해 정기인사와 조직개편 후 소위 이재용 체제로 급속하게 넘어가는 분위기에 제동을 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정기인사에서 이재용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최고운영책임자 자리를 새로 만드는 한편 이재용 부사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최지성 사장의 단독 대표체제로 변화를 줘 후계자 이재용을 부각시켰었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을 맡게 됨에 따라 삼성전자의 지배구조는 최고 결정자로서의 이건희 회장과 실무책임자로서의 최지성 사장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지게 됐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사장은 이건희 회장에게 직접 경영수업을 받는 상황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건희 삼성회장의 복귀가 이재용 부사장 체제에 제동을 건 것과는 별도로 당분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경영복귀가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는 의미다.

다만 금융회사를 보유한 대기업 집단들의 비은행지주사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공정거래법의 개정이 올 하반기에는 이뤄질 것으로 보여 이에 대비한 삼성의 행보가 빨라질 것이란 예상은 가능하다.

금융권에서는 공정거래법 개정 이후 삼성은 삼성에버랜드가 금융과 제조를 동시 보유하는 비은행지주로 전환하는 방법 또는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생명에서 분할된 비은행금융지주회사 지분을 추가 취득하는 방안을 예상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의 비은행지주사 전환은 삼성전자 지분의 추가매입이 필요해 비용이 많이 들지만 금융과 제조의 동시 보유가 가능해 검토 대상이 되고 있다. 개별적인 비은행지주사의 설립은 제조부문과 금융부문의 분할을 전제로 한 것으로 각각 이재용 부사장과 이부진 전무 중심의 그룹분할을 염두에 둔 시나리오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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