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빌 게이츠, 원전 개발 뛰어든 배경은?

입력 2010-03-2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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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도시바와 원자력 발전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하면서 그 내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게이츠가 경영에서 물러난 지 2년 만에 무대를 원자력 발전으로 옮긴 속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꿈의 원자로 'TWR' = 게이츠와 도시바가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원자로는 ‘TWR’이라 불리는 원자로다. 일반 원자력 발전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우라늄을 연료로, 한번 가동하면 중간 연료보급없이 최장 100년간 운전이 가능하다.

원자로 내에서 서서히 연소하면서 핵분열 반응 속도를 조정하기 때문에 제어봉이 필요없어 구조도 단순하고 안전성도 높다. 장기간 이용에 견딜 수 있는 재료 확보 등의 과제는 있지만 건설, 운용 비용이 낮은 그야말로 ‘꿈의 원자력 발전’이라 할 수 있다.

지구 온난화를 막으려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 발전의 정비가 급선무인 상황에서 게이츠의 판단이 주목되는 이유다.

최근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등 5개국에서만 약 150기의 원자력발전소 신설이 계획되고 있다.

◆게이츠, 제2의 인생..."지구를 지켜라” = 게이츠가 자금을 대고 있는 테라파워가 본격적으로 원자로의 연구개발에 나선 것은 2006년. 당시는 게이츠가 MS의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제2의 인생’을 찾기 시작한 시기이다.

그에게 원자력 발전으로 제2의 인생을 찾게 해준 것은 전 MS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네이슨 미어볼드였다. 현재 신기술 개발과 특허관리 벤처업체 인텔렉처 벤저스(IV)의 최고경영자(CEO)인 미어볼드는 원자력 발전을 유망 분야로 보고 게이츠를 자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12일, 게이츠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환경문제 관련 강연에서 “만일 소원이 한가지 있다면 현재 절반의 비용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에너지원을 손에 넣고 싶다”며 원자력 발전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한 바 있다.

◆도시바 선택 이유는? = 게이츠가 원자력 발전 사업 파트너로 도시바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도시바는 일본 기업 중 세계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PC 메이커이자 MS에게는 주요 OS 고객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관계자들은 도시바가 오는 2014년 미국에서 1호기 착공을 목표로 하는 소형 원자로 4S는 “기술의 80%를 TWR로 전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이번 공동개발과 함께 양산까지 도시바에 위탁할 경우를 감안하면 테라파워에게는 도시바가 매력적인 파트너가 아닐 수 없다.

한편 도시바는 지난 2006년 6400억엔을 들여 미국의 원자력 발전 대기업인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해 원자력 발전을 반도체와 대등한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따라서 도시바 입장에서 이번 게이츠와의 제휴는 성공 티켓을 거머쥔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게이츠 등장.. 차원이 달라진다” = 전문가들은 게이츠를 계기로 미국과 일본의 국가간 차세대 원자로 프로젝트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도쿄공업대학의 세키모토 히로시 교수는 “게이츠가 등장한 이상 차원이 전혀 달라진다. 차세대 원자로의 연구개발이 크게 진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에 따르면 게이츠는 개인자산 5조엔에 달하는 갑부로 이번 프로젝트에 수천억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게이츠는 전세계 재계는 물론 각국 정상들과도 두터운 인맥을 자랑한다.

따라서 원자력 발전의 입지 등 정치적 요소가 관련된 문제에서도 돌파구를 찾아내기 쉽다는 설명이다.

◆게이츠 깜짝방문.. 日MS ‘발칵’=게이츠는 지난해 11월 6일 자신이 사실상 오너인 원자로 개발 벤처기업 ‘테라파워’의 간부 3명과 함께 도시바를 방문했다. 게이츠는 도시바의 니시다 아쓰토시(西田厚聡) 회장, 사사키 노리오(佐々木則夫) 사장과 조찬을 하고 도시바의 원자로 개발현장을 돌아봤다.

게이츠가 방문하기 직전 도시바는 마이크로소프트(MS) 일본 법인에 전화해 게이츠가 좋아하는 음식 등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의 깜짝 방문에 MS 일본 법인에서도 한 차례 소동이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게이츠의 깜짝 방문은 아무도 예상치 못할 만큼 극비리에 진행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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