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원자재가 상승 '病 주고, 藥 주고'

입력 2010-03-03 14:37 수정 2010-03-03 14:4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원자재가 상승으로 경기 회복 전망에 탱커선 · 벌크선 발주 늘어

원자재 가격 상승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조선업계에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던져주고 있다.

원유 및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이의 주요 운송 수단인 탱커선이나 벌크선 수주가 회복세를 보이는 한편,후판 가격 상승 요인이 생김에 따라 올해 철강업체와의 가격 협상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2월이태리 L.G.R.사와 약 7000만달러 규모의 5만800톤급 탱커선 2척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산진은 정광석 STX조선해양/다롄 조선부문 총괄 사장(오른쪽)과 카를로 폰테코르보(Carlo Pontecorvo) L..G.R.사 회장이 계약식 후 악수하는 장면

3일 국제유가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한때 7주일 만에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지속했다.

미국 주가 상승에 힘입어 원유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4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79.68달러,4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78.11달러에 거래됐다.

철광석 현물가격 상승세도 예사롭지 않다. 철광석 현물시세는 중국 도착 물량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톤당 106달러로 100달러를 넘어선 이래 12월 113달러, 12월에는 133달러까지 올랐다.

◆ 대우조선ㆍSTX 등 올 들어 탱커선 수주 잇따라

원자재 가격 상승은 경기 회복의 전망에 기댄 것으로 선주들이 탱커선과 벌크선의 발주에 나서게 돼 조선업계에도 훈풍이 되고 있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월말 앙골라의 소난골사로 부터 16만톤 수에즈막스 탱커선 5척(약 4000억원 상당)을 수주했다. 이 선박들은 2011년 중순부터 2013년 초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STX조선해양도 지난 달 5만800톤급 탱커선 2척의 수주 계약을 맺었다. 이태리 L.G.R.사로부터 수주한 탱커선은 진해조선소에서 건조돼 2012년 인도될 예정이다. 앞서 1월에도 STX조선해양은 터키 선사로 부터 5만7300톤급 벌크선 4척(옵션 2척 포함) 수주와 유럽 선주로부터 8만1000톤급 벌크선 2척(옵션 1척 포함)을 잇따라 수주했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상선 시장이 극심한 수주 불황을 겪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연초부터 벌크선, 탱커선 중심으로 신조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 전재천 연구원은 "올해 주요 선사에서 발주되고 있는 물량은 2012년 이후 인도될 예정인데, 그 시기면 글로벌 경기가 회복돼 있을 것이란 전망 속에서 자금이 있는 선주들이 선박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올해 발주되는 탱커나 벌크선은 기존 높은 선가에 비하면 40% 이상 낮은 선가로 발주되는 것"이라며 "(주요 선사들 입장에서는) 지금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 발주할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덧붙였다.

◆ 철광석 가격 상승…후판가격 인상 불가피

하지만 철광석 가격의 상승은 올해 상반기 후판가격의 인상 요인으로 작용해 조선업계의 수익률을 떨어뜨릴 공산이 크다.

업계에서는 철강업계가 4월을 전후해 판재류 및 후판류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기는 철강업체들이 원자재 장기계약을 마무리하는 시기로, 포스코 등 고로업체들이 원재료 상승분을 일정부분 제품가격에 반영시킬 가능성이 크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이 지난해 보다 약 30% 정도 올랐다"며 "원가 상승 압력이 있다"고 밝혔다.

자연스레 올 봄 원자재 계약을 갱신할 철강업체들은 이번 협상에서 가격이 크게 오을 경우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선가 대비 후판가격 비중이 38%인 상황에서 가격 상승은 조선업체들의 올해 수익성 확보에 먹구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업계 불황으로 후판수요 자체가 감소한 데다, 지난해 10월 동국제강이 당진 후판공장에서 시제품 생산에 성공한데 이어 올 1월 현대제철이 당진 일관제철소에서 첫 화입식을 갖고 후판 생산을 시작하면서 공급처가 다양해져 조선업체들이 가격협상에서 나쁘지 않은 자리에 앉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선업체들의 협상 수위에 따라 올해 기업별 수익률의 극명한 대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 돼 올 상반기 협상력 강화를 위한 특단의 대처가 시급해졌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더 우울해진 한국인…10명 중 7명 "정신건강에 문제" [데이터클립]
  • ‘최애의 아이 2기’ 출격…전작의 ‘비밀’ 풀릴까 [해시태그]
  • '바이든 리스크' 비트코인, 5만5000달러로 급락…4개월 만에 최저치 내려앉나 [Bit코인]
  • 현아·용준형 진짜 결혼한다…결혼식 날짜는 10월 11일
  • '우승 확률 60%' KIA, 후반기 시작부터 LG·SSG와 혈투 예고 [주간 KBO 전망대]
  • 맥북 던진 세종대왕?…‘AI 헛소리’ 잡는 이통3사
  • [기회의 땅 아! 프리카] 불꽃튀는 선점 전쟁…G2 이어 글로벌사우스도 참전
  • 국산 신약 37개…‘블록버스터’ 달성은 언제쯤? [목마른 K블록버스터]
  • 오늘의 상승종목

  • 07.0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0,073,000
    • -1.7%
    • 이더리움
    • 4,266,000
    • +0.28%
    • 비트코인 캐시
    • 471,900
    • +3.83%
    • 리플
    • 612
    • -0.16%
    • 솔라나
    • 196,300
    • +0.41%
    • 에이다
    • 522
    • +2.76%
    • 이오스
    • 727
    • +1.39%
    • 트론
    • 178
    • -1.11%
    • 스텔라루멘
    • 121
    • -2.42%
    • 비트코인에스브이
    • 51,000
    • +0%
    • 체인링크
    • 18,330
    • +2.29%
    • 샌드박스
    • 413
    • -0.7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