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초대석] 알티베이스 김동일 대표이사

입력 2010-02-19 19:31 수정 2010-02-2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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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DB 자존심 지킨다”…MMDB 특화시켜 점유율 20%까지 확대 목표

최근 하드웨어(HW)에 치우친 국내 IT산업의 구조를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HW가 SW 만큼의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몇 배나 많은 매출을 올리지만 영업이익률은 애플의 1/3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이처럼 중요한 전세계 SW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IBM 등 미국기업이다. 국내 시장 역시 이들 기업에 안방을 내준지가 오래다. 이런 척박한 현실 속에서 외국기업에 맞서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늘려가는 기업이 있다.

MMDBMS(메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매니지먼트 시스템)업체인 '알티베이스'다. 이름도 생소한 MMDBMS는 DBMS의 한 종류로 DB를 메인메모리에 저장해 RDBMS 보다 더 빠른 속도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DBMS' 란 다수의 컴퓨터 사용자들이 데이터베이스 안에 데이터를 기록하거나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운영체제(OS)와 미들웨어와 함께 3대 기간 SW로 평가 받는다.

이 분야는 오라클이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전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수십년간 꾸준히 기술력을 쌓아야 하는 분야라 타 업체가 진출하기도 쉽지 않고 자연히 자체 DB 생산이 가능한 국가도 미국을 비롯해 몇몇 유럽국가와 한국에 불과할 정도다.

이 같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알티베이스는 지난해 21% 성장한 1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극심한 IT경기 불황 속에 거둔 성적표이기에 더욱 값지다는 평가다. 매출 규모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오라클이라는 골리앗 앞에서 거둔 실적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자는 18일 서울 구로동 본사에서 알티베이스 김동일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 이 회사 대표로 부임했다. 오랜 기간 영업현장에서 근무해서인지 매너있는 말솜씨와 뛰어난 현장 감각이 돋보였다.

- MMDBMS는 일반인들에게 상당히 생소하고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다. 이쪽 분야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

현대증권 전산실과 오라클에서 근무를 하면서 기존 DBMS가 디스크를 거치다보니 속도가 느려지는 단점이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메인메모리를 생각했었다. 하지만 당시 2기가바이트(GB) 메모리 가격이 1억원 이상을 호가할 정도로 너무 비싸 엄두를 내지 못했다.

1990년대 말부터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IT기술의 발전으로 기존 32비트 OS가 64비트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메모리 탑재도 무한대로 확장이 가능해진 것이다. 기술적 한계가 극복되면서 오랫동안 생각해온 메모리 DB의 상용화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 외국계 업체의 아성이 거센 DB분야에서 나름 시장 안착에 성공했는데 그 비결이 있다면?

지난 1999년 회사를 설립한 이후 11년간 알티베이스(DBMS 제품명)는 5번의 버전 업그레이드를 실시했다. 경쟁사와 비교해도 그 횟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오랜 기간 DB를 다룬 능숙한 개발자들이 많아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빠르게 제품에 반영할 수 있었다.

빠른 유지보수 및 서비스 능력도 우리의 강점이다. 아무래도 외국계 업체에 비해 우리가 대응 속도나 커스터마이징 능력이 앞설 수밖에 없다.

- 이제 회사가 설립 된지도 10년이 넘어가는데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장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2013년까지 신규 라이센스 기준으로 국내 DB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늘리는 것이 1차 목표다. 현재 점유율은 6%대에 그치고 있지만 MMDB 경쟁력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수치라고 생각한다.

국내에서는 꾸준히 금융권 계정계 시스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당장 은행, 증권 진출은 힘들기 때문에 저축은행, 대부업체와 캐피탈 등 제3금융권에 진출하는 우회 전략을 쓸 예정이다.

해외시장은 일본과 미국으로의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차이나텔레콤 등 대형통신사에 제품을 공급한 상태다. 현지 법인 설립이 아닌 총판업체를 통해 진출해 리스크를 최대한 낮추는 전략을 쓰고 있다. 국내 DB시장이 워낙 좁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해외진출은 이제 필수로 다가오고 있다.

현재 전체 매출 중 16%를 기록 중인 유지보수 비중도 30%대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W기업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유지보수 비중이 높아야만 한다. 단기간에 오라클의 50%만큼은 힘들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지보수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경쟁업체라 할 수 있는 오라클과 알티베이스를 비교한다면?

오라클에 비해 우리가 기술력이 처지는 것은 분명 인정한다. 하지만 기업들이 요구하는 기술적 사항은 우리도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다.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80%의 기업들이 DB기능의 30%밖에 활용하지 못한다. 우리는 그 30%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알티베이스는 무리하게 영역을 늘릴 계획은 없다. 유지보수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MMDB 기술을 더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이후 RDBMS 등으로의 확장을 노릴 예정이다. 이른바 ‘선 특화 후 확장’ 전략이다.

-아이폰 도입 이후 그동안 홀대받던 SW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SW활성화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SW업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변화가 시급한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나?

가장 먼저 SW가격이 현실화 돼야 한다. 지금의 SW가격은 너무 싸다. SW를 제 값 주고 구매해야 막대한 개발 비용을 투입한 SW업체들이 자금을 수혈 받고, 그 돈으로 우수 인력 영입 및 양성을 하며 다시 개발에 나설 수 있다. 최근 SW산업에 우수 인재 영입이 힘든 것도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SW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여야 한다. 특히 각 부처에서 IT담당 인력이 10여명 안팎에 그치는 현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부처 내에서조차 IT담당자를 찾아보기 힘든데 제대로 된 IT육성책이 나올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SW진흥책에서 정부와 대통령의 SW육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읽혀진다는 점이다. SW업계에서도 이번 정책이 업계의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 마지막으로 국내 SW업계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는가?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요즘, SW산업은 고용창출력이 가장 뛰어난 업종이다. 미국에서는 스티브 잡스, 래리 앨리슨, 빌 게이츠 같은 대형SW업체 사장들이 학생들의 롤 모델 역할을 하고 있고 인도의 IT전문 대학인 IIT 경쟁률은 MIT보다도 더 세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 SW산업은 아직 산업으로 분류하기조차 힘들다. 기업들이 영세성을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SW에 대한 인식도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한국 SW산업에는 꿈과 희망이 없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정부가 SW강국으로 가기 위한 인재 양성 등 저변 확대에 적극 나설 필요성이 있다. 특히 SW선진국인 미국처럼 SW관련 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SW 최저가 보장제의 도입을 고려해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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