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의 아이러브 스포츠] 이동호 대한배구연맹 총재

입력 2010-02-18 11:13 수정 2010-02-1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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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프로배구 위해 노력...1개구단 신설 · 배구연맹 재정 흑자 전환 성과 이뤄

지난 2월 4일 한국배구연맹은 NH농협 2009~2010 V-리그 올스타전에서 올스타와 배구 꿈나무가 함께 한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다. 안산과 충남지역 초등학교 배구부 학생들과 프로배구 올스타가 함께한 자리였다.

▲2008년 7월, 한국배구연맹 2대 총재 취임식에서 이동호 총재가 연맹기를 흔들고 있다
한국배구연맹은 배구 꿈나무들에게 선배와의 만남을 통해 선수로서의 꿈을 키우고 희망을 키우는 계기로 삼았다. 이처럼 작은 발걸음은 행사의 규모와 깊이를 떠나 큰 의미를 갖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인터넷과 게임산업의 발달로 스포츠산업이 위축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온 나라 사람들의 '국민스포츠'로 각광받아 온 배구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저변화된 스포츠에서 인기종목과 비인기종목의 경계선 사이에 몸을 절반쯤 걸쳐 있는 위기의 배구가 최근 몇 년 사이, 한 걸음씩 예전의 영광을 되찾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역시 그러한 시대 변화 뒤에서 묵묵히 맡은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한국배구연맹 이동호 총재가 자리하고 있다.

◆ 실리 추구형 경영전문가의 배구사랑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2008년 7월 새로운 총재로 정치인이 아닌 전문경영인을 택했다. 당시 차기총재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정치인들이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배구연맹은 허울 대신 경영전문가를 새로운 총재로 추대했다.

배구는 물론 스포츠계 전반에 큰 관심을 보여온 이동호 대우자동차판매 사장은 이 자리에 더없는 인물이었다. 전체 배구계 역시 이를 반겼다. 이름만 빌려주는 총재보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던 배구계를 되살려 놓을 실리 추구형 총재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이동호 총재는 충북 청원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대를 거쳐, 1983년 대우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한다. 1998년 IMF와 함께 대우그룹이 역사 속에 퇴장하는 시기에 2000년 10월 채권단에 의해 대우자동차판매 사장자리를 맡아 워크아웃(1999년~2002년)을 조기에 극복하는 발군의 경영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후,대우자동차판매를 중심으로 건설, 금융,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3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종합그룹으로 육성해냈다. 지난 27년 동안 대우에 몸 담아온 전형적인 '대우맨'인 셈이다.

그는 배구연맹총재로 선임될 당시 대우자동차판매그룹 산하 계열사내에 프로배구팀을 창단하겠다는 구체적인 신생팀 창단 계획까지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밝혔다. 프로배구 우리캐피탈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총재로서의 뚜렷한 공약도 제시했다. 가장 먼저 프로배구발전기금 조성하고 30만 관중 동원을 위한 마케팅 강화, 그리고 정기적인 국제교류전 확대 등을 내세웠다. 당시 배구연맹이 풀어야 할 현안이기도 했다.

이러한 현실을 제대로 짚어냈던 이동호 총재의 안목은 프로 스포츠계에 몸 담아오며 겪었던 노하우에서 비롯됐다. 이미 2003년 부터 4년여 동안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또한 대우의 텃밭인 인천지역에서 국민생활체육 야구연합회 회장직도 역임했다.

평소 인간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사람들 앞에 나서기보다 뒤에서 묵묵히 활동해 온 인간 이동호가 유독 스포츠 분야에서 만큼은 주저하지 않는 이유는 그 역시 만능 스포츠맨이기 때문이다.

▲2008년 7월, 배구연맹총재로서 공식 경기에 나선 이동호 총재가 2008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에 앞서 시구하고 있다
코트와 집무실을 부지런히 오가는 사이에서도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은 기본, 배구뿐 아니라 종목을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스포츠라면 적극적으로 나서는 매니아 이기도 하다.

대우자동차판매 직원들은 이동호 사장과 등산에 나설라치면 혀를 내두르고 만다. 사장님과 보조를 맞추는게 고역일 정도로 뛰어난 체력의 소유자다. 체육계에서 그를 일컬어 '진정한 스포츠맨 이동호'라 부르는 것도 모두 이런 이유 때문이다.

◆ 창조와 도전, 그리고 미지를 향한 개척정신

서울 상암동 대한배구연맹 총재실과 인천 부평에 자리한 대우자동차판매 사장 집무실을 부지런히 오가는 그의 모습은 여느 경영인과 사뭇 다르다.

그룹의 재계순위 30위 도약을 꿈꾸고 있지만 허울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그의 성향답게 대우차판매 집무실의 넓은 책상은 순전히 업무를 위한 공간이다.

갖가지 서류는 어지럽게, 그러면서도 뚜렷하게 정리돼 있다. 한켠에는 독서광 이동호 사장의 책들이 쌓여 있고, 다른 한켠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그의 평소 성향을 고스란히 보여주 듯 갖가지 기념사진이 담긴 작은 액자들이 서로 어깨를 겹쳐가며 그를 향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높은 벽 위에는 옛 대우시절을 회상케하는, 이동호 사장이 여전히 "우리 대장!"이라고 부르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작은 사진이 걸려 있다.

따져보면 아무런 비즈니스적인 관계가 얽혀 있지 않다. 서류 한 장, 업무 한 건 조차 연결고리가 이어져 있지 않은 관계지만 평소 마음과 마음으로 통하는 인간관계를 가장 중요시하는 이동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대우자동차판매는 여전히 예전 대우그룹 시절의 CI를 고수하고 있다. 예전의 영광이나 그 시절로의 회귀를 말하는 게 아니다. 항상 창조하고 도전하며 새로운 사업 분야에서 영토 확장에 나서되 뿌리는 잊지 말자는 암묵적인 다짐이다.

그때 그 시절과 다른 곳에서 다른 사업을 하고 있지만 이동호 사장 역시 여느 대우맨들과 다르지 않다. 그 역시 양복 깃에 꽂아 넣는 대우 뱃지 대신 그 안쪽 깊은 곳에 더 크게 자리한 대우 마크를 품고 산다.

그 시절 내세웠던 '창조와 도전, 그리고 미지를 향한 개척정신'은 수십 년이 지난 오늘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를 알고, 그와 대우그룹의 어려운 시기를 함께 겪었던 이들은 말한다. "이 세상에서 진정한 대우맨이 단 한명도 남아있지 않는다면…, 그때는 아마 이동호가 세상에 없을 때"라고.

◆관객과 스폰서 모두 윈윈하는 다양한 아이디어 짜내

그가 처음 배구연맹을 이끌기 시작한지 이제 1년 6개월여가 지났다. 3년 임기의 절반을 지나오는 시점에서 그가 처음 총재직을 수락하며 내놓은 공약 세 가지 가운데 이미 절반 이상이 차곡차곡 성과를 드러내며 이뤄지고 있다.

배구연맹총재로서의 1년여를 넘기는 동안 그는 언제나 "재미있고 활기찬 배구를 위해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공언해 왔다.

그는 "배구가 갖는 고유의 틀을 유지하되 팬들에게 수준 높은 '명품 경기'를 보이기 노력한다. 이를 위해 플레이오프전을 5전3선승제로, 챔피언결정전은 7전4선승제로 확대하면서 역전과 역전을 거듭하는 프로배구의 짜릿함을 전할 예정이다"고 말한다.

▲2009 부산IBK 기업은행 국제배구대회 기간 중 GM대우 마티즈 증정 이벤트도 마련했다. 왼쪽부터 이동호 총재, 당첨된 관중, 박상설 한국배구연맹 사무총장
이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도 준비해 왔다. 세트 스코어별로 차등적인 승점을 부여하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다.

5전 3승제 게임의 1세트에서 3-0으로 이긴 경기와 3-2로 이긴 경기의 승점을 달리하는 것. 이기더라도 쉽게 이기지 못한 상대에게 이익을 주는 셈이다.

이러한 제도에 대해 이동호 총재 역시 긍정적인 입장이다. 이미 유럽리그에서 실시하고 있고, 국제배구연맹이 주최하는 월드리그에서 시범 적용하고 있다. 운영 결과에 따라 국내 리그 적용 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방침이다"고 공언한다.

진정한 스포츠맨 이동호 총재는 전문 경영인답게 프로배구업계를 재정으로 탄탄하게 이끌고 있다. 그가 총재에 오른 이후 1개 구단이 창단됐고 배구연맹의 재정도 흑자로 돌아섰다.

이러한 변화는 배구연맹이 주도한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 운영에서 시작한다.

이동호 총재는 "경기에 재미가 더해지면 관중이 늘어나고, 자연스레 언론과 미디어의 관심이 높아진다. 그러면 스폰서 기업들이 만족하게 되면 새로운 팀 창단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배구의 저변 확대가 이뤄진다"며 프로배구에 대한 평소 신념을 밝혀 왔다.

이제 3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아나온 이동호 총재는 연맹의 총수로서 처음 약속한 국제대회 유치와 행정제도의 개선, 선수육성 등을 차곡차곡 일궈내고 있다.

▲2008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후 이동호 한국배구연맹 총재가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배구연맹총재의 자리를 '우리 키 순서대로 뽑아보자!'면 이동호 총재는 응당 뒤로 밀렸을지 모른다. 그러나 경기장에서 그리고 배구연맹총재로서 보여지는 그의 모습은 결코 작지 않다.

코트에 내려가 직접 선수들을 격려하고 직접 시구에 나서는 모습, 나아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짬을 내 경기장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배구와 억지 인연을 만들어내지 않아도 좋을 만큼 그리고 '가장 키 큰(?) 배구연맹총재'라는 수식이 잘 어우러질 만큼 좋은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동호 총재와 함께하고 있는 배구연맹의 발전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도 이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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