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고, 합치고, 인수하고" … 한화금융지주 설립 언제쯤?

입력 2010-02-11 11:12 수정 2010-02-11 11:4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대생 IPO 앞두고 한화 계열사 지분 매각..."풍부한 자금으로 금융부문 외형 키울 듯"

내달 대한생명의 기업공개(IPO)를 앞둔 한화그룹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최대 금융계열사인 대한생명은 상장과 함께 이르면 올해 상반기중으로 사명을 변경해 그룹내 금융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가는 한편 제일화재를 통합한 한화손해보험은 시장 확대를 모색중이다.

특히 한화증권은 인수합병(M&A)를 통해 몸집을 더 불릴 태세다.

11일 한화그룹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한화와 한화석유화학, 한화건설은 보유중인 대한생명 지분 1370만주를 매각키로 결정했다.

공모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시장에선 대한생명 공모가를 1만2000원선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총 1600억원 이상의 매각대금이 회사에 유입될 전망이다.

대한생명 지분은 현재 한화건설(31.5%), 한화(28.2%), 한화석유화학(7.3%) 등 한화그룹이 4억7000만주(67%)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예금보험공사(33%)다.

한화 관계자는 "대한생명의 IPO에 따라 구주 매출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대한생명이 상장함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공모로 돌려 팔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장에선 예상된 행보라며 관망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대한생명 상장을 계기로 현금을 확보하는 한편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이 아닌 금융에 그룹의 미래를 맡기기 위한 수순 밝기에 돌입했다는 해석이다.

조승연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한생명 상장은 한화그룹의 금융계열사 통합을 통한 시너지 확보와 그룹 재무구조 개선·자금확보를 통한 신성장 사업 진출 등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최근 최근 몇년간 한화그룹의 행보를 보면 '금융중심 그룹'으로 탈바꿈해 가는 모습이다.

지난 2003년 대한생명을 인수한 뒤, 비약적으로 커진 금융계열사 비중은 이미 지난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대기업 그룹 가운데 금융부문 비중으로만 보면 한화가 삼성에 이어 독보적 2위 자리를 굳히고 있는 셈이다.

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금융 부문은 앞으로 그룹 구심점으로 더욱 견고한 위상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데 이어 지난달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1분기 안에 대한생명 상장과 사명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룹 정체성 및 금융계열사간 시너지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고 결론지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대한생명 상장이 3월로 예정됨에 따라 예보 역시 상당부분의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예상돼 이후 예보의 지분이 낮아지면 상반기내로 사명 변경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화증권은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한화증권은 현재 푸르덴셜증권 인수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증권 부문의 규모 확대를 위해선 M&A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란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증권은 그동안 대형화를 꾸준히 모색해 왔다"면서 "푸르덴셜증권을 인수할 경우 인수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제일화재 합병으로 담숨에 업계 6위로 뛰어오른 통합 한화손보는 통합 3년차인 2012년까지 시장점유율 8% 이상, 총자산 7조원대,지급 여력비율 200% 이상의 우량보험사로 발전한다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을 아우르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복합형 상품들을 출시한다면 상당히 시장 파괴력을 낼 수도 있다"면서 "삼성 금융계열을 당장 따라잡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버금가는 위상에 도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화 금융부문의 장기적 종착역은 결국 대한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사 설립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도 현재 추진하고 있는 대한생명 상장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평가다.

M&A 관계자는 "한화의 계획이 실현 가능해지려면 대한생명 2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지분정리가 필요하다"면서 "이번에 예보가 대한생명 지분을 대량 매각할 것으로 알려져 한화의 금융지주사 설립방향이 생각보다 빠르게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생명 상장으로 대한생명이 챙기는 현금만도 최소 1조원이 될 것"이라며 "이 자금으로 손해보험사와 저축은행 등의 대형화와 함께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대한생명 상장으로 풍부한 자금을 확보한 한화석화의 행보도 함께 주목되고 있다.

한화석화는 대한생명 지분 외에도 보유중인 한화증권 지분 714만6729주를 계열사 한화엘앤씨, 한화호텔앤리조트, 한화타임월드에 66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대한생명 예상매각대금 540억원을 합치면 이번에 한화석화에 유입되는 자금은 1200억원 규모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석화는 이번에 1200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게 됐고 이 자금을 신규투자 재원으로 활용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화석화는 올해 유형자산투자(CAPEX) 2600억원과 해외 지분투자 1800억원 등 총 4400억원의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바이오, 2차전지 및 양극재, 태양광 등 신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김재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한화석화는 비핵심자산 정리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과 핵심사업 투자에 나설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더 우울해진 한국인…10명 중 7명 "정신건강에 문제" [데이터클립]
  • ‘최애의 아이 2기’ 출격…전작의 ‘비밀’ 풀릴까 [해시태그]
  • '바이든 리스크' 비트코인, 5만5000달러로 급락…4개월 만에 최저치 내려앉나 [Bit코인]
  • 현아·용준형 진짜 결혼한다…결혼식 날짜는 10월 11일
  • '우승 확률 60%' KIA, 후반기 시작부터 LG·SSG와 혈투 예고 [주간 KBO 전망대]
  • 맥북 던진 세종대왕?…‘AI 헛소리’ 잡는 이통3사
  • [기회의 땅 아! 프리카] 불꽃튀는 선점 전쟁…G2 이어 글로벌사우스도 참전
  • 국산 신약 37개…‘블록버스터’ 달성은 언제쯤? [목마른 K블록버스터]
  • 오늘의 상승종목

  • 07.0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0,200,000
    • -0.01%
    • 이더리움
    • 4,283,000
    • +2.02%
    • 비트코인 캐시
    • 471,500
    • +4.55%
    • 리플
    • 611
    • +0.99%
    • 솔라나
    • 198,900
    • +4.35%
    • 에이다
    • 524
    • +4.59%
    • 이오스
    • 728
    • +3.12%
    • 트론
    • 179
    • +0%
    • 스텔라루멘
    • 122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51,550
    • +3.1%
    • 체인링크
    • 18,570
    • +4.74%
    • 샌드박스
    • 415
    • +1.4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