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전 회장 '경영복귀' 선언 속내는?

입력 2010-02-05 17:45 수정 2010-02-0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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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사재 출연 압박에 던진 '승부수'...채권단 반응 싸늘

지난해 7월 현 경영진과의 의견 충돌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박찬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화학부문 회장이 사재출연과 함께 경영복귀 의사를 밝혔다.

이에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금호그룹측은 진위 파악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특히 최근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는 금호그룹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판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박 전 회장은 5일 대리인인 법무법인 산지를 통해 사재출연 및 경영복귀 의사를 밝혔다.

산지측은 "박 전 회장이 산은과 사재출연 범위와 경영복귀를 두고 조율 중"이라며 "박철완, 박삼구 가계와도 만나 금호를 살려내는 일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전 회장의 이같은 깜짝 발언에 대해 시장에서는 진위를 파악중에 있으면서도 '사채출연' 압박에 대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재 채권단은 박 전 회장 등 오너일가의 사재출연을 전제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워크아웃 수순대로라면 결국 박 전회장은 자신의 전 재산을 채권단에 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재 출연을 계속 거부해 채권단의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한 금호그룹이 회생을 하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가 됐을 경우 모든 비난의 화살이 박 전 회장에게 쏠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지난해 7월 경영일선에서 이미 물러난 상황인데다 무리한 인수·합병(M&A)를 반대해 온 만큼,사재 출연 요구를 무작정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박 전 회장의 입장이 상충되면서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같은 박 전 회장의 요구에 대해 채권단의 반응은 싸늘하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사전 협의도 없었으며 사재 출연이라는 말 자체가 말이 안된다"면서 사재출연을 전제로 채권단에 뭔가를 요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채권단이 요구했던 것은 사재출연 보다는 오너 일가들이 가진 주식에 대한 의결 권한, 즉 경영권"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이 경영 복귀를 선언함에 따라 작년 7월 촉발됐던 '형제의 난'이 재연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직 박 전 회장이 언급한 '경영복귀'가 어느 수준인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해임 전 맡았던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직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박 전 회장은 금호석화 대표이사직에서는 해임됐지만 등기이사직은 유지, 이사회 구성원이다.

특히 최근 금호그룹의 지배구조가 금호석화 단일 체제로 재편되면서 금호석화의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지배할 수 있다는 점도 박 전 회장에게는 매력적이다.

따라서 금호석유화학·아시아나항공·금호타이어 등 12개 계열사의 임원직을 맡고 있는 박 전 회장 복귀는 박삼구 명예회장 측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의 경우 등기이사직을 유지하고 있어 경영복귀 절차가 어렵지 않다"면서 "다만 무리한 M&A 등을 이유로 박삼구 명예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만큼 '형제의 난'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회장의 이같은 깜짝 선언이 금호그룹 워크아웃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선 선뜻 판단하기 어렵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이 사재를 출연할 경우 다른 오너일가에게 자극제가 될 수 있다"면서 "이는 워크아웃이 잘 진행되고 자금사정이 어려운 협력업체의 숨통도 살릴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식이 담보로 잡혀있어 사재출연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회장측이 보유한 금호석화 지분은 15.27%(우선주 포함)이지만 15% 가량의 지분이 이미 담보로 잡혀있어 추가로 출연할 수 있는 규모가 제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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