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vs 금호그룹, 구조조정 눈높이 '시각차' (종합)

입력 2010-01-05 14:16 수정 2010-01-0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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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전체적으로 미흡 " 그룹 "밑그림 그린 것...구체적 안 내놓을 것"

금호아시아나그룹이 5일 오전 그룹 구조조정 방안을 내놨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것에는 크게 부합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금호그룹이 5일 오후 예정된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협의회 및 6일 금호타이어·금호산업 채권단협의회 회의를 앞두고 급하게 서둘러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금호그룹은 이번 구조조정 방안과 관련해서 채권단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그룹은 5일 오전 금호타이어·금호산업 워크아웃 및 금호석화·아시아나항공 자율협약 이행을 통한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구조조정 방안에는 ▲임원수 축소 및 임원 임금 삭감, 전 사무직 1개월 무급휴직 실시 ▲보유자산 매각을 통한 1조3000억원 이상의 유동성 확보 ▲운영경비절감, 복리후생 시행 유예 및 축소 등 전사적 경비절감 등이 포함됐다.

금호그룹의 구조조정안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조직 슬림화 방안과 유동성 확보 관련 내용이지만 그룹의 주장처럼 '강력' 하지는 않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및 금호렌터카, 금호생명의 매각으로 총 임원 370여명중 140여명을 그룹의 의지와 상관없이 줄어든 상황이다. 여기에서 남은 임원의 20%를 줄이는 것이 큰 의미가 있는 지는 의문이다.

특히 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경영전략본부 소속 인력을 40% 축소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추진할 핵심부서의 인원을 절반가까이 줄일 경우 구조조정 과정을 제대로 조절하고 관리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또 조직슬림화를 위해 전 사무직 직원의 1개월 무급휴가 방안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떤 방법으로 진행할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져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무급휴직이나 명예퇴직 등에 대해서는 노조와 협의해야 할 부분으로 계열사별로 진행될 것이라는 게 금호그룹의 답변이다.

금호그룹 관계자는“오늘 발표 내용은 그룹의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밑그림을 그렸다고 보면 된다”며“구체적인 구조조정 내역은 채권단과 상의를 해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유동성 확보 방안 실현 가능성 의문

금호그룹의 유동성 확보 방안도 실현여부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금호그룹이 자산매각으로 1조30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안을 내놨지만 사실상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종금 지분과 금호석유화학의 제1열병합발전소 매각, 금호타이어 홍콩 지분 등 3개 정도다.

금호석유화학은 제1 열병합발전소를 세일앤리스백(Sale&Lease back)과 자사주 매각 등을 통해 약 2653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호석화의 자사주는 559만2528주로 전체 보통주의 22%에 달한다.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위치한 열병합발전소는 스팀과 전력을 생산, 금호석화 합성고무공장에서 절반 가량이 소비되고 나머지 50%는 계열사 및 타사 공장에 판매된다. 금호석화는 여수산업단지에 2기의 열병합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에 1기를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중국 및 베트남 소재 해외법인 지주회사인 금호타이어 홍콩법인 지분 49%를 매각해 1500억원 가량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IDT와 금호종금 지분 매각 등을 통해 1838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시아나IDT는 지난해 매각 계약을 체결했던 미국의 투자목적법인 TGY의 주주들이 반대해 결국 무산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내놓은 자산매각 방안이 약 5000억원 가량인 금호석화와 금호타이어의 자산매각을 제외하고는 이미 매각 중이거나 과거 매각에 실패했던 경험이 있다"며 "열병합발전소 등 일부 자산의 경우 매수자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시장의 관심을 끌기 어려운 부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금호그룹 관계자는 “이들 신규 매각대상과 관련해서 아직까지 매각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세워진 것은 아니지만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조속히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채권단 "자구 방안 미흡하다"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채권은행단 역시 이번 금호그룹의 자구안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채권은행단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사재 출연에 기대하지 않고, 각 은행마다 오너들이 소유한 유가증권 이외의 자산을 찾는 방안을 협의중 이다.

이에 따라 6일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채권단협의회 회의에서 새로운 구조조정 방안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호그룹의 지주사격인 금호석화에 대해 그룹의 구조조정 방안이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언제든지 워크아웃을 적용할 수도 있다는 게 채권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채권단 관계자는“5일 발표된 금호그룹의 구조조정 방안을 오늘 내일 살펴본 후 부족할 경우 채권단에서 따로 안을 만들 수 있다"며 "특히 보유자산 매각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자산 매각을 더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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