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LG전자, 만년 2인자에서 벗어날까?

입력 2009-12-15 18:18 수정 2009-12-1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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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초동에 위치한 LG전자 R&D 센터. 이곳에선 센터가 문을 연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LG전자가 스카이라이프와 업무협약을 맺고 세계 3DTV 시장을 선점 1위에 오르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번 기자간담회에는 평소부터 3D TV에 관심이 많았던 LG전자 백우현 사장(CTO)과 권희원 부사장 등 고위임원이 참석했다.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백우현 사장이 LG전자 기술 개발의 본진인 R&D 센터에서 세계 3DTV 시장에서 1위에 오르겠다는 발표를 한 것이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자 1등에 올라야 한다는 절실함이 함께 드러나는 자리였다. 그 만큼 LG전자에겐 새로운 시장을 미리 선점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게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이맘때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2008년 12월 3일, LG전자는 프랭클린플래너폰 출시를 기념해 LG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제품은 프랭클린플래너 기능을 탑재한 최초의 휴대폰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꿈의 디스플레이라 불리는‘AMOLED’를 탑재했다는 점도 이 휴대폰의 장점으로 부각됐다. 올 하반기 히트작인 삼성전자‘아몰레드폰’이 나오기도 훨씬 전 이야기다.

LG전자는 삼성전자 보다 먼저 AMOLED를 탑재한 휴대폰을 내놨지만 프랭클린플래너폰은 부진한 판매 속에 자취를 감췄고, 더 이상 AMOLED 탑재 휴대폰도 LG전자는 내놓지 않는다.

반면 삼성전자는 LG전자에 비해 제품 출시는 늦었지만 제품명을 아예 '아몰레드' 라고 붙이며 시장 선점에 성공했다. 이후 LG전자 야심작 '아레나폰'은 삼성전자 '아몰레드'에 밀린다. 이는 LG전자가 고가폰 경쟁에서 힘을 쓰지 못한 이유가 됐다.

삼성전자는 현재 대부분의 휴대폰에 AMOLED를 탑재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는 아직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옴니아2와 애플 아이폰의 대결구도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스마트폰 'T옴니아'를 발표한 후 어느 정도 인기를 끌자, LG전자도 뒤늦게 '인사이트'라는 보급형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하지만 소비자의 혹평과 기대 이하의 성적을 올리며 시장에서 사라졌다.

LG전자는 지난 11월 부사장급이 이끄는 스마트폰 전담 사업부를 신설하고 내년에 스마트폰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뒤늦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미 애플, 노키아, 림, 삼성전자 등 다양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스마트폰시장에서 그들을 상대할 만한 경쟁력을 빠른 시간내에 갖출 것으로 기대하긴 힘들다.

LED TV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삼성전자가 선점한 LED TV 시장에서 역시 한발 늦은 LG전자는 '직하형' 이란 이름으로 '엣지형' 인 삼성 LED TV에 반격을 했지만 결국 판정패했다.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삼성전자 쪽으로 소비자 반응이 기울었던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LG전자의 이번‘3D TV 시장 선점’ 선언은 뜰 시장에 늦게 뛰어드는 우를 다시는 범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미 지난 8월 LG전자는 47인치 3D LCD TV를 국내 B2B 시장을 중심으로 선보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 권희원 부사장은 이 제풍에 대해 “판매 추세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고, 내년 6월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만 단위, 2만 단위의 계약이 체결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월드컵 이후 올림픽이 열리는 데, 대형 스포츠 행사가 있을 때 마다 판매는 클게 늘어날 것이다. 현재 판매추이나 계약이 맞아 들어가는 상황이 좋다”며 이번 3D TV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 대응이 상당히 빠르기 때문이다.

소니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3D 영상으로 찍어서 세계 시청자들에게 화면을 전달할 예정이다. 파나소닉도 미국 할리우드의 20세기폭스사와 손잡고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블록버스터 영화 ‘아바타’를 공동 제작했다.

뒤늦게 뛰어들고도 1위를 거머쥐는 저력을 갖춘 삼성전자도 무시할 수 없다.

LG전자가 과연 3D TV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보여줄 지가 앞으로 세계 TV시장의 관전 포인트이자 LG전자 향후 사업 성패의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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