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에이즈 치료제 발매 '골머리'

입력 2009-12-02 15:43 수정 2009-12-0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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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과 약가 차이 커 공급 꺼려...환자 및 시민단체 비난 봇물

국내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에이즈치료제 공급을 두고 골치를 썩고 있다. 공급을 하자니 남는 게 없고 공급을 안 하면 환자의 생명을 두고 장사를 한다는 비난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백혈병치료제 등 희귀질환에 대한 치료제는 대부분이 신약 특허를 가진 다국적제약사들이 공급을 하고 있다. 이들 약들이 국내에 공급되기 위해서는 보건당국의 허가 절차를 거쳐 약가를 산정받아 출시를 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서로 제시하는 약가의 차이가 너무 다르다는 데 있다.

특히 에이즈질환의 경우 한 가지 약만 쓸 경우 내성이 생겨 칵테일 요법이라고 해서 2개의 치료제를 병용해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약들이 공급이 안될 시 환자들이 심한 경우 약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일이 벌어지기도 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의료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에 공급돼 있는 에이즈 치료제에 대해 내성이 생긴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범주의 치료제 요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 공급되고 있는 에이즈치료제는 단 두 가지로 2000년 이후 미국 FDA에 승인을 받은 에이즈 치료 신약이 15개인 점에 비춰 정상적으로 수입과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약물이 로슈의 '푸제온'과 화이자의 '셀센트리', MSD '이센트레스'로 이들 약물은 약가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환자들이 제약사들로 부터 기부의 형태로 공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은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루트가 아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치료제 공급이 언제든 중단될 수 있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로슈의 푸제온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시판 허가를 획득한지 4년이 지나도록 보건당국과의 약가 협상이 계속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급이 안 되고 있고 이센트레스 같은 경우는 약가 협상이 이뤄졌지만 제약사에서 일방적으로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셀센트리는 아예 약가를 받는 것을 포기해 급여 등재를 신청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희귀질환센터를 통해 환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들은 환자들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약가협상을 회피하거나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우선 다른 나라와의 형평성 문제로 한국만 약을 싸게 공급할 경우 다른 나라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것과 수요가 한정돼 있는 희귀질환의 경우 약가를 싸게 받으면 어렵게 공급을 하더라도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로슈측은 푸제온 약가 협상이 실패하고 환자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의약품 공급에 관한 문제는 해당 국가 국민이 해당 의약품을 구매할 능력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국적제약사 입장에서는 많은 돈을 들여 힘들게 개발한 신약을 제값에 받고 팔고 싶은 것은 정상이지만 의약품의 특성상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차라리 기부형태로 공급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인 것이다.

더구나 일반 기업이 아닌 제약기업으로서, 특히 외국계 기업으로 한국에서의 국민의 신뢰를 쌓아야 하는 입장에서 약 공급을 둘러싸고 마찰이 생길 경우 기업이미지에는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한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약에 따라 다르지만 한 에이즈치료제의 경우는 정부에서 원하는 금액과 최대 40%나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어 이럴 땐 공급이 어렵다"며 "제약사 입장에서 환자의 건강권 등 권리도 중요하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인 이상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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