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구조조정 졸업기업 매물 쏟아진다

입력 2009-12-01 15:29 수정 2009-12-02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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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포화 · 주인찾기 쉽지 않을 듯…순차적 매각 바람직

내년 상반기 재계가 인수·합병(M&A) 바람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반도체, 대우인터내셔널 등 기업 구조조정 마무리 단계에 있는 상당수 기업들이 M&A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채권은행들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중심으로 올해 연말을 전후해 매각 작업을 본격화하고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은 지난달 25일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공개경쟁 입찰방식 매각'을 위한 매각공고 후 내년 1월 말까지 인수의향서를 받기로 했다.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은 외환은행 6.4%, 우리은행 6.3%, 한국정책금융공사 4.8%, 신한은행 4.7%, 국민연금관리공단 5.0%, 기타 채권기관 5.9% 등이다.재매각을 추진하더라도 과연 인수자가 나올지가 관건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 대기업 1~2곳을 상대로 매각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수자가 없으면 채권단이 보유한 매각 제한지분 28.07%(총 1억6548만주) 가운데 10~15%를 시장에서 블록세일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재매각에 실패할 경우 '국민주 방식'을 통해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효성이 하이닉스 인수 의사를 철회한 뒤 마땅히 나서는 기업이 없어 정부로서도 고민이 많다"며 "(특정 기업에의) 재매각까지 무산되면 국민주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하이닉스 채권단이 1차 매각 무산 한달여 만에 2차 입찰에 나건 것은 경영권까지 넘기는 '주인 찾아주기식' 매각 대신 '제3의 방식'을 찾기 위한 수순 밟기라는 얘기도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작업도 재개된다. 산업은행은 12월 중 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내년부터 매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금액은 최근 조선경기 침체에 따른 주가 반토막 등으로 인해 지난해 1차 입찰 당시 평균입찰 가격인 5∼6조원대보다 절반에 가까운 3~4조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3조원 안팎의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절차도 이달부터 시작된다. 자산관리공사(캠코)는 12월 중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며 내년 1~2월 예비입찰 등을거쳐 6월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본격적으로 네 번째 M&A를 시도할 예정이며, 현대건설과 쌍용건설은 내년 즈음 매물 목록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동계 자베즈파트너스컨소시엄과 미국계 TR아메리카 콘소시엄을 복수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는 대우건설도 두바이 국영 건설사의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자칫 시장에 다시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가격 재협상 및 인수자금지급 스케줄 재조정 등을 놓고 산업은행과 줄다리기를 벌이다 결국 딜이 깨진 사례처럼 충분히 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이 쌍용건설 인수를 포기한 것도 비슷한 경우다.

따라서 대우건설의 경우도 두바이쇼크가 지속된다면 대우조선해양과 비슷한 전철을 밝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상황을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에 매물로 다시 나올 가능성 높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본실사를 하는 것 자체가 기업가치를 새로 평가하겠다는 것"이라며 "본실사 과정에 두바이 쇼크가 터졌기 때문에 매각자 입장에서는 불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M&A시장 전문가들은 내년이 'M&A 적기'라고 보면서도 상반기를 정점으로 수조 원대 이르는 대형매물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오면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져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실제로 현재 M&A 명단에 오른 주요 기업의 몸값만 대우인터내셔널 3조원 내외, 하이닉스 4조원 이상, 대우조선해양 3조~4조원, 현대건설 4조원 안팎 등 최소 20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세계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시중 유동성도 풍부하기 때문에 내년에는 M&A시장이 올해보다 2~3배는 커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기업들이 아직은 공격적인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어 대형 매물들이 원활히 소화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정부가 '시장조절'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급하지 않은 매각은 늦추고, 매각 주체들도 매물을 내놓은 일정 등을 조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매각 주체가 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자산관리공사 등으로 한정돼 있으므로 얼마든지 이 같은 '조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M&A업계 관계자는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 만큼 지금 매물을 내놓아 봤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좋은 시기를 봐서 순차적으로 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발생한 두바이발 쇼크가 국내 M&A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업은행 M&A실 김석균 팀장은 "두바이쪽 투자자들이 국내 기업 인수금융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M&A시장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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