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경기 회복세...국내 해운시장 전망은?

입력 2009-10-27 08:24 수정 2009-10-2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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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동량 기준 바닥은 찍었지만 구조조정·정부 지원책 더뎌 아직 유보적

해운산업이 지난 9월 국내 항만 물동량이 지난해 1월 이후 전년동월대비 가장 낮은 감소율을 기록하는 등 바닥을 확인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글로벌 해운경기를 알수 있는 각종 지수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해운산업의 본격적인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도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정부가 마련한 '해운업 구조조정 및 경쟁력 강화방안'이 기대 만큼 빠른 진전을 보이지 않는 등 국내 해운사들의 경쟁력은 오히려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항만 물동량 감소폭 올들어 최저...글로벌 해운지수도 상승

26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무역항에서 처리한 항만물동량은 총 9284만2000톤으로 전년동월 9472만톤에 비해 약 2.0% 감소했다.

▲부산신항에 들어선 한진해운 컨테이너전용 터미널 전경.
이는 경기침체로 항만물동량이 대폭 감소한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이며, 올 1월이후 분기별 항만물동량 또한 전년동기 대비 감소폭이 둔화된 것이다.

국내 해운 물량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9월141만6000TEU)로 전년동월 대비 5.9% 감소하는데 그쳐 올들어 처음으로 감소폭이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분기별 물량 또한 1분기 이후 감소폭이 지속적으로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 컨테이너 처리량의 약 74%를 차지하는 부산항은 9월 1037만TEU를 처리해 3개월 연속 월간 처리실적 100만TEU를 넘겼다.

국토부 관계자는 "여전히 전체 물동량 기준으로 전년대비 9%이상 줄었지만 해운업 성수기로 접어들면서 국내 해운경기는 바닥을 찍고 예년 수준을 회복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컨테이너, 벌크, 유조선 등 전 선종의 글로벌 해운지수도 지난 8월 이후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발 유럽항로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올 8월 107만TEU로 2개월 연속 100만TEU 이상을 기록하면서 올 들어 처음으로 한 자리수 감소세로 돌아섰다.

또 세계 최대 정기항로인 아시아발 미주항로도 올 2월 72만6000TEU를 바닥으로 조금씩 상승, 8월에 109만TEU,를 기록해 처음으로 100만TEU를 넘겼다. 벌크선 운임수준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 22일 두달만에 3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17만EWT급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의 스팟용선료(30일 내외의 단기간 배를 빌리는 비용)은 21일 현재 1일 6만6000달러로 1주전 5만4000달러에 비해 1만2000날러나 상승했다.

바닥세에 머물돈 유조선 시황 역시 유가상승과 겨울철 성수기가 도래하면서 상승세에 탄력이 붙고 있다.

중동걸프에서 극동지역으로 향하는 30만DWT급 초대형 유조선 VLCC의 운임수준을 나타내는 WS는 9월 중순까지만 해도 30포인트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서서히 상승, 지난 22일 현재 47.5포인트까지 올랐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최근 해운경기 상승은 각국의 경기부양 효과에 따른 교역량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며 "크리스마스와 동절기 등 계절적 요인이 가세하면서 이러한 상승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국내 해운업계 구조조정, 정부지원 더뎌...전망 유보적

글로벌 해운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만 국내 해운업계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넘어 상승세로 이어질지는 판단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출처=국토해양부

국내 해운업계의 구주조정과 정부의 지원정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각 선종별 운임도 정상적인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정부는 지난 4월 해운산업 위기극복을 위해 '해운산업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방안'을 확정, 시행하고 있다.

지원안은 일정 공정율 이상 건조가 진행된 선박은 수출입은행의 제작금융(조선소)과 선박금융(해운사)을 지원하는 것과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의 선박금융펀드 1조원을 가동, 우리 선박의 해외시장 헐값매각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정책은 시행 6개월이 지났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은행의 신조선에 대한 금융지원실적은 현재까지 2척 17000억원을 지원하는 데 그쳤다.

또 캠코가 조성한 선박펀드를 통한 선박매입은 해운사들의 희망사항인 65척에 한참 못미치는 17척만 매입이 이뤄졌을 뿐이다.

중국정부가 200억달러를 선사에 지원하고 독일정부가 자국 선사들을 위해 17억달러를 지급보증키로한 것과 대조적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켐코 선박펀드 매입건수가 적은 것은 전세계 선박금융의 위축에 따라 일시적으로 대출선을 확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용이한 대형선사 선박이 우선 거래됐기 때문"이라며, "연내에 10척을 추가 매입키로 하는 등 추가매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원방안과 함께 추진 중인 해운업계의 자구노력도 좀체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지난 4월 정부 지원안이 발표되면서 채권은행단은 10개의 부실기업에 대한 워크아웃 및 퇴출을 결정했다.

하지만 퇴출대상이 된 4곳 중 2곳은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고, 법정관리 중인 회사도 4곳에 불과하다. 선주협회에 등록된 해운사도 올해 초 177개에서 168개로 9개만 줄었을 뿐이다.

늘어나는 물동량이 해운사들의 운임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유럽~아시아 노선 컨테이너 화물운임을 각각 75~300달러까지 올렸지만, 국내 해운사들의 유럽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실적을 높이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최대 정기항로인 태평양 노선 운임은 전혀 움직임이 없다. 전문가들이 국내 해운사들의 본격 회복세를 태평양 노선 운임 계약이 이뤄지는 내년 4월 이후로 유보하는 이유기도 하다.

해운사 관계자는 "지금의 해운경기 호전세는 계절적 성수기에 기인한 바가 크다"며 "내년 180만TEU급 선박이 쏟아지는 등 공급과잉현상도 예상되기 때문에 해운업의 불황이 1-2년 더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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