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대학 등록금 "카드 결제만이라도..."

입력 2009-10-0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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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수수료 아끼려 현금만 ‘YES’···카드사, 수익 없다 ‘NO’

“대학교 등록금 기간이 다가오면 밤에 잠도 안와요. 신용카드로 결제도 안 돼 등록금을 일 년에 두 차례 현금으로 구하다 보면 살림에 큰 타격도 입고...”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자녀 두 명을 두고 있는 서울에 사는 박 모(51) 주부는 두 아이의 대학 등록금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박 씨는 국가장학기금의 학자금 대출을 받으려고 해봤지만 이마저도 자격조건이 맞지 않아 신청조차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박씨는 “친척들과 친구들에게 급한 돈을 빌리고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어 등록금을 마련했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힘든 상태”라며 “대학들이 신용카드 결제라도 하게 해주면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학들이 등록금 납부시 카드결제를 거부하고 현금만 고집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회 교육과학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대구북구을)이 한국사학진흥재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2008년도 사립대학 적립금 및 등록금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8년말 기준 190개 사립 대학교 누적적립금 총액은 6조3186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올해 전국 국ㆍ공립대의 등록금은 평균 417만원, 사립대학은 742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들은 이처럼 많은 현금을 적립해 두고 있는 실정이지만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결제하면 이때 발생하는 수수료(1.5~4%)부담을 이유로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해오며 등록금 납부방식은 현금완납으로 하고 있다.

수백만원에 이르는 등록금을 현금, 일시완납으로 고집해오던 대학들이 납부방식만이라도 분납과 신용카드 할부 서비스로 해달라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몇몇 일부 대학에서는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등록금 분납을 실시하고 있는 대학들은 대부분 2회로 이보다 많은 곳은 연세대 신촌캠퍼스(4회), 한국해양대(6회) 등 손에 꼽을 정도로 부족한 실정이다.

학교를 사랑하는 모임 최미숙 대표는 “일부 학교만 이같은 서비스를 실시할 뿐, 대부분의 학부모와 학생은 개강 때마다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가슴앓이를 한다”며 “더 많은 학교가 이같은 혜택을 확대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신용카드 무이자 납부서비스는 대학별로 카드납부를 실시하고 있는 곳 중에서 극소수의 대학들만 하고 있어 할부 이자 또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학들에게 자율로 맡겨진 사항이라 신용카드 납부를 허용하는 학교는 많지 않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380개 대학 중 328개 대학이 신용카드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연세대, 경북대처럼 신용카드 납부를 허용하는 등 납부 방식을 다양화해 당장 현금을 조달하기 힘든 학부모들의 편의를 돕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신용카드사들도 대학들과의 제휴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한카드와 우리은행이 일부 대학들과 업무제휴를 맺고 등록금을 카드로 납부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는 본사에서 직접 관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과 근접한 카드사 지점과의 업무 제휴를 통해 한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신용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대학 등록금 시장에 진출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이윤이 남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신용카드사 한 관계자는 “대학생들은 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 고객들이고 등록금을 납부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부모들이라 잠재적 고객 확보를 할 수 없다”며 “대학들과 제휴업무를 맺어도 카드사들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 한 관계자는 “현재 각 대학 내에는 은행지점이 들어가 은행들이 대부분 대학과 제휴를 하고 있어 전업계 카드사들은 진출하고 싶어도 진출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은행은 여러 가지 수익적인 운영을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익이 남을 수 있지만 카드사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카드사들이 대학과 제휴업무를 맺으면 일 년에 두 번 큰 금액을 조달하고 그에 대한 이자를 지급해야 하지만 대학교는 공공기관으로 분류해 업계 최저 수준의 가맹점 수수료(1.5%)만을 받고 있어 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카드업계에서는 대학등록금 문제는 대학과 카드사들 사이의 의견이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두 기관이 풀어나가기는 힘든 상태라 정부에서 어느 정도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문제에 정부에서 올 12월부터 대학등록금을 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힘에 따라 앞으로 대학등록금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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