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5% 임금 삭감에 '눈치보는' 시중 은행

입력 2009-10-05 07:31 수정 2009-10-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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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분담 주문에 불편한 기색 역력.."일단 지켜보자"

금육감독원 노사가 최근 금융공기업 최초로 임금을 5% 삭감하면서 향후 시중 은행권 임금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지만 정작 은행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무엇보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이 솔선수범해 다른 금융공기업과 시중은행의 동참을 적극 유도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올초 임원 임금 삭감에 이은 직원 임금 삭감 압력까지 받게 돼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기의 조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고통분담' 요구에 금감원이 선뜻(?) 5% 임금 삭감에 동참했지만 시중 은행들의 경우 금융노조의 반발이 여전해 급여 삭감 내지 반납 결정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금융노조는 금융공기업 기관장들이 정부 압력에 대응해 강하게 노사협상을 밀어붙일 것을 주문하는 등 지난 8월말 산별교섭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

당시 금융노조는 금융공기업에 단체교섭행위 금지를 통보하는 공문을 보내고 임금 협상안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같은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은행권은 현재 금감원의 5% 임금 삭감 결정 이후 한국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여타 금융 공기업들의 임금 삭감안 수용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월급여 5% 반납을 시행키로 결정했지만 기간이 4~7개월에 그쳐, 1년을 요구하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정부가 반납 협상안에도 불만족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현재 4개월간 5% 급여 반납에 합의한 곳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며 신한은행은 7개월간 급여 6% 반납에 합의한 상황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조만간 5% 임금에 반납에 동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은행의 경우 노사공동 선언을 통해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이 현재 기존 직원의 월급 5%를 반납키로 결정했다.

은행권은 그러나 급여 반납도 모자라 추가 인건비 감축안을 마련하라는 입장에 현재 검토 중이라는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임금 삭감 요구라는데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현재 경제가 회복되고 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에게만 일반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과연 정당하냐"며 "임금 인상을 해도 모자랄 판국에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임금 삭감 요구는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항변했다.

정부가 당초 은행권 임금의 일부 반납보다 수위를 더욱 높인 삭감을 요구하면서 금융노조와 협상이 어려워진 상황이라 임금 삭감을 사실상 수용하기 힘들어 삭감보다 동결이 낫지 않냐는 반응도 나왔다.

또 다른 은행 부행장은 "금감원의 5% 급여 삭감안 결정에 은행권이 현재 금융공기업과 정부 눈치를 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경기가 회복되고 은행 제반 영업여건이 개선되면서 금융위기를 점차 벗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금융노조의 반발 명분도 커진 만큼 임금 삭감보다는 동결이 차라리 속 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임금 삭감안이 한 번 결정되면 이를 재차 되돌리기 쉽지 않아 임금 협상에 있어 상당히 민감하다"며 "금감원의 5% 임금 삭감 결정으로 여타 금융공기업에 대한 임금 삭감 압박이 계속될 경우, 금융노조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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