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기업재무구조 개선 MOU 체결 '찬반양론'

입력 2009-09-23 14:57 수정 2009-09-2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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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銀 재무평가 결과 '불합격'...업종 특수성 감안 '유보' 전망도

한진그룹에 대한 기업재무구조 개선 약정(MOU) 체결 임박설이 시중에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진그룹이 최근 끝난 주재무계열에 대한 2분기 재무평가에서 1분기에 이어 또 다시 ‘불합격’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룹의 주력인 항공·해운업종의 특수성을 감안 그 동안 유보됐던 MOU 체결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 높은 부채비율, 2분기 실적 부진 복합작용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23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한진그룹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이 한진그룹 계열사에 대한 재무구조 중간 평가를 실시한 결과 '불합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높은 부채비율과 저조한 실적이 원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항공의 지난 6월말 현재 부채비율은 534%로 3월의 596.5%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2년전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상태이며, 한진해운도 부채비율이 1분기보다 오히려 높아져 201.8%에 달한다.

더욱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두 기업의 상반기 영업실적 역시 좋지 않다. 대한항공은 올 2분기 1273억원, 한진해운은 2869억원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부채비율만 놓고 보면 MOU 체결 대상인 게 분명하다”며 “추후 MOU 체결 여부는 금융감독원의 최종 결정에 따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형평성·업종 특수성 ‘어느 손 들어줄까’

한진그룹의 MOU 체결 여부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엇갈린다. 우선 부채비율이 높고 향후 실적 전망도 불확실한 만큼 MOU를 체결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특히 지난 5월 MOU 체결에서 제외된 이후 더 나아진 것이 없는 만큼 이번에도 유보해 준다면 다른 기업집단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항공·해운 업종의 특수성을 감안해 MOU 보다는 자체적인 비용절감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도록 독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선 부채비율에 대한 해석이다. 항공이나 해운업은 일종의 장치사업으로 항공기와 선박 등 유형자산이 전체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한항공의 경우만 보더라도 전체 자산의 70%가 항공기 등 유형자산이다. 그런데 이들 자산을 구매하거나 리스할 경우 모두 달러부채로 잡힌다. 영업환경이 나쁘지 않더라도 환율에 따라 부채가 급격하게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달러부채가 많다 보니 환율에 따라 부채비율도 함께 출렁일 수밖에 없다”며 “단순한 부채비율로 재무구조를 파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금감원 MOU 기준 변화 움직임에 '관심'

이런 가운데, 최근 금융감독원의 MOU 체결 기준 변화 움직임은 한진그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부채비율, 이자보상배율, 총자산회전율, 매출액영업이익률 등 4가지 항목으로 이뤄져 있는 현재의 재무구조 평가 기준을 현금흐름과 유동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겠다는 것이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6일 '기업 구조조정 간담회'에서“기업 구조조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부채비율 중심의 대기업 재무구조 평가 방식의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한진그룹 측은 현금 유동성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이 이미 올해 들어 7500만달러 규모의 외화 공모사채와 3000억원 규모의 원화공모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한진해운 역시 올 연말까지 총 1조2000억원(공모조달 제외)의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겉으로 드러나는 재무재표와 달리 현금흐름은 매우 양호하다”며 “실적부분도 상반기 신종플루와 고환율 등 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환율의 안정적 하락 등으로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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