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생명, "어차피 힘들텐데 방카 전념하지 마라"

입력 2009-09-21 09:25 수정 2009-09-2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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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은행 판매 중지에 대응 못해...영업·매각작업 난망

최근 시중은행이 금호생명 보험상품에 대해 잇따라 판매 중지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박병욱 사장을 비롯한 금호생명의 경영진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영업실적 하락에 따른 매각 작업 난항이 전망되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은 최근 금호생명의 보험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거나 중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2~3개월 전에, 하나은행은 지난 7일부터 판매를 중단했으며 신한은행의 경우 아직은 판매하고 있지만 조만간 금호생명 상품을 팔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에서 금호생명의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를 중지하는 이유는 금호생명에 대한 신뢰가 점점 떨어져가기 때문.

6월말 현재 금호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110%대로 최근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지급여력비율을 높이기 위한 자본 확충을 권고받은 상태다.

즉 자산건전성의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이 계속 불안정하면 보험금 지급 등의 문제로 인해 발생될 고객 민원이 보험상품을 판매한 은행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은행들이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호생명의 매각이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지지부진한데다 금호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2분기에도 회복하지 못하고 150% 이하를 나타내고 있다"며 "애초에 판매액도 많지 않은데 민원 가능성까지 생기면 오히려 피해만 더 가중될 것으로 판단 돼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호생명의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를 중지하는 은행들이 늘어나게 되면 금호생명 입장에서는 주력해 왔던 보험영업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실제로 금호생명은 2006회계연도에 방카슈랑스 매출이 229억원으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으며 2007년에는 168억원으로 3위를, 2008년에는 160억원으로 4위를 기록하는 등 방카슈랑스 채널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은행권이 금호생명을 외면할 경우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매각 과정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금호생명 경영진은 이미 방카슈랑스 활성화를 통한 매각 추진이라는 전략은 포기한 상태이다.

금호생명 관계자는 "은행들이 방카판매를 점차 줄이고 있다는 점은 회사에서도 파악한 사실"이라며 "현 상태에서는 별다른 해결책을 찾을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회사 경영진은 방카슈랑스에 무리해서 집중하지 말고 다른 역량을 키우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가장큰 장점인 은행채널을 포기한다면 금호생명의 매각가치는 큰 폭으로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일례로 한때 1조원설이 오가던 매각가격은 최근들어 3000억원까지 하락했고 업계에서는 금호그룹에 묶인 부채를 감안하면 이가격에도 선뜻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금호생명은 우선협상대상자인 칸서스자산운용이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며 매각 대금을 준비하지 못하면서 무산 위치에 처했다.

특히 상당액을 투자할 계획이던 국민연금측이 9월 초 박해춘 전 이사장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투자가 불투명해지면서 더욱 어렵게 됐다.

여기에 지난 1년간 매각 작업을 진행하면서 당기순익이 195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지급여력비율 또한 30%대로 떨어졌던 2008회계연 성적표도 매각에 대한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져 금호생명에 대한 불안이 해소된다면 은행권들은 다시금 금호생명의 보험상품을 판매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은행권의 판매 중지 결정은 매각 대금과 영업 축소라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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