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못말리는 외국인..弱 달러의 힘

입력 2009-09-1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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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코스피시장이 버냉키 효과와 외국인의 아낌없는 매수에 힘입어 1700선에 바짝 다가섰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 1주년을 맞아 행한 브루킹스연구소 콘퍼런스 강연에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미국의 리세션이 끝나가고 있다"고 언급, 경기회복 기대감을 강하게 자극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15일)는 경기모멘텀을 자극하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과 소매지표 등 경제지표 개선에 힘입어 장 후반 매수세가 살아나 다우지수(0.59%) 등 주요지수가 랠리를 이어갔다.

최근 채권투자를 늘린 것으로 알려진 워렌 버핏이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고 언급한 점도 투자심리를 가볍게 했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살아나고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국제유가는 3% 급등하며 배럴당 70달러선을 회복했다.

7.03p(0.43%) 상승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연중 최대규모의 매수세를 유입시키면서 상승폭을 점차 늘려나갔다.

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왕성한 식욕을 보인 가운데 기관까지 거들면서 장중 한때 1693.84p까지 치솟는 등 1700선을 넘보던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9.93p(1.81%) 오른 1683.33p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하루 만에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물론 1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21일로 예정된 FTSE 선진지수 편입이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으로 작용한 가운데 이날 외국인은 연중 최대규모인 9079억원 순매수를 기록했고 기관은 467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이에 맞선 개인은 역대 최대규모에 해당하는 9249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주력했다.

KOSPI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5586계약을 순매수하며 프로그램 매수를 유발했고,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4417억원) 위주로 733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에 크게 공헌했다.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환율은 1200선 초반대로 밀려났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7.20원 내린 1211.30원으로 마감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주요국 증시들이 오름세를 탔다.

홍콩 항셍지수가 2.57% 급등한 것을 비롯해 가권지수(1.28%), 닛케이지수(0.52%), 싱가포르지수(1.37%) 등이 일제히 상승한 반면,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1.12% 하락세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소형주, 코스닥 빈곤

외국인이 선호하는 대형주 중심으로 랠리가 펼쳐지면서 개인들이 선호하는 중소형주가 철저히 소외됐고, 개인 주도의 코스닥시장은 기관 매물에 눌려 약세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대형주는 2.07% 급등하며 코스피지수 상승률(1.81%)을 웃돌았다. 반면 중형주(0.22%)와 소형주(0.38%)는 강보합권에 묶이는 등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프로그램 매수 덕을 톡톡히 보는 시가총액 최상위 4개 종목이 모두 3%대 급등세를 연출했다.

삼성전자가 3.38% 급등한 것을 비롯해 POSCO(3.41%)와 현대차(3.69%), KB금융(3.39%), 신한지주(1.87%), 한국전력(1.04%), LG전자(0.79%), LG 화학(0.87%), 현대모비스(6.40%), 현대중공업(1.55%), SK텔레콤(1.45%) 등의 시총 상위주들이 업종 구분이 모호할 만큼 고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기타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동부화재(6.89%), 현대해상(6.80%), 한국타이어(6.67%), 삼성엔지니어링(6.61%), 현대백화점(6.13%), LS(5.88%), 고려아연(5.54%), LG하우시스(5.38%), 삼성SDI(5.14%), 대한항공(5.08%), 부산은행(4.69%), LIG손해보험(4.46%) 등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코스피 업종별로는 철강금속(3.26%)과 운수장비(2.87%), 보험(2.85%), 운수창고(2.78%), 전기전자(2.34%), 증권(2.33%) 등의 상승폭이 컸다. 반면 비금속광물(-0.80%)과 종이목재(-0.65%), 섬유의복(-0.58%), 음식료(-0.44%), 의약품(-0.22%) 등은 상승장에서 소외됐다.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쌍용차는 경쟁력 있는 신차개발 불투명 등 회생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감자 우려 등으로 하한가를 기록하며 6거래일째 떨어졌다.

한편 코스닥시장은 기관의 매도(-133억원)에 0.02p 하락하는 등 무기력한 흐름을 보였다.

동서(7.21%)와 네오위즈게임즈(3.07%) 등이 선전한 반면, 서울반도체(-1.65%)와 메가스터디(-0.48%), SK브로드밴드(-0.78%), 태웅(-3.93%), 소디프신소재(-0.47%) 등 상당수의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약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그리드 개발 사업 추진 호재를 등에 업은 옴니시스템과 피에스텍(이상 상한가), 누리텔레콤(3.20%) 등의 스마트그리드 테마주들이 이틀째 급등했고, 아이피에스(상한가), 테스(3.74%), 동진쎄미켐(2.36%) 등의 태양광 관련주들도 강세를 이어갔다.

못말리는 외국인..弱 달러의 힘

다시 살아난 경기모멘텀이 증시 랠리의 원동력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지만 실상은 다르다.

버냉키 연준 의장의 리세션 종료 언급이 리먼 브러더스 파산 1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나왔다는 점과 버냉키 의장이 금융위기 해소 및 경기 부양책을 진두지휘하는 금융당국의 수장이라는 점을 곱씹어보면 '경기침체 종료 언급' 자체는 그리 놀라운 소식이 아니다.

희망을 전달해야 하는 자리에서 어느정도 호기가 섞인 낙관적 연설을 하는 것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버냉키 의장은 '리세션이 끝나가고 있다'고 했을뿐 리세션이 종료되었다고 확언하지는 않았다.

경기침체의 둔화 추세는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다.

게다가 버냉키 의장은 "일부 전망 기관들이 경제가 회복세에 놓여있다고 하지만, 내년 성장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 기관들의 전망이며 성장세가 완만하면 실업률 하락세도 느려질 것"이라며 경기회복 속도에 대해서도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경기회복 전망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셈이다. 워렌 버핏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했지만 채권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글로벌 증시의 장기 랠리를 지탱해주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풍부한 유동성'이다.

과잉 유동성 제어와 인플레이션 차단을 위한 출구전략 도입 필요성에 각국의 금융당국이 공감하면서도 "경기침체의 터널을 막 벗어나고 있는 경제를 망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각국 정부들은 출구전략을 과감하게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역시 이러한 출구전략 도입 지연으로 인해 달러 유동성이 상당히 오랜기간 풍부하게 시장에 풀려 있고, 시간이 문제일뿐 경기는 최악을 지나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만연해 있다.

말하자면 수급과 심리가 건재한 골디락스의 증시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뉴욕증시 주요지수의 상승률이 고작 0.5% 안팎에 그쳤음에도 불구 국내증시가 무섭게 질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풍부한 유동성'에다 금리차를 반영한 매력적인 환율변수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FTSE 선진지수 편입을 앞둔 선취매가 외국인 매수 강도를 단기적으로 높여주고 있지만, 기조적인 '달러 약세'가 지속적인 증시 상승의 근간이 되고 있는 셈이다.

제로금리 수준의 美 달러를 빌려다가 경제회복 속도가 빠른 한국과 같은 고금리 신흥시장의 위험자산에 투자(달러 캐리 트레이드)한 후 투자 수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노리겠다는 취지다. 물론 이는 원화 강세(달러 약세)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전제로 한다.

잠시 반등하는 듯했던 달러화는 다시 반락하며 90엔선을 위협하고 있다.

결국 출구전략 도입이 지연되고 달러 약세(원/달러 환율 하락)가 지속되는 이상 환헤지에 나선 외국인 매수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증시 랠리의 과실은 그간 우량주, 업종 대표주를 일관되게 사들인 외국인들의 몫이다.

대형주 중심의 랠리로 인해 지수는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지만 중소형주를 들고 있는 개인들의 상대적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지수가 1900선을 향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오히려 실망매물 출회로 수급이 꼬이며 떨어지고 있는 중소형주들이 허다하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대형주에 뛰어들어서는 곤란하다. 중소형주들 중에서도 실적 개선 가시성이 높은 알토란주들의 경우에는 대형주 못지 않은 각개약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IT, 자동차 업종 대표주를 다시 사들이고는 있지만 금융주 중심의 내수주, 철강/화학/기계 등의 산업재 섹터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비중을 늘리고 있다.

따라서 대형 우량주라 하더라도 많이 올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종목들보다는 입질이 시작된 알토란주들에 관심을 두는 전략이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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