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열풍에 가려진 그늘..'질적 성장 실패'

입력 2009-07-2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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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구조조정 미약.."회사채 시장 다변화 기회 놓쳐"

올해 상반기 시중 유동성 증가 및 주가 상승에 힘입어 시중 단기부동자금이 회사채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크레딧 물에 대한 투자가 활발한 모습을 보였지만 회사채 시장의 질적 성장에는 사실상 실패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는 상반기 국내 신용시장내 글로벌 신용이슈가 재부각되는 과정에서 국내 취약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요구가 거셌으나 기업구조조정이 시장의 예상보다 미미한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건설, 조선, 해운업에 대한 상반기 구조조정 진행 과정에서 보듯이 잠재적인 신용 위험을 안고 있었던 한계기업들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아니라 임시방편적인 지원 등으로 수명을 연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잠재적인 신용 위험을 안고 있던 이들 기업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주식연계사채(CB, BW)를 통해 자체적인 자금조달에 성공하면서 구조조정을 회피할 수 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한 단계 도약의 기회를 마련했던 회사채 시장이 미약한 구조조정으로 인해 투자기관들이 해당 기업에 대한 재무제표를 구체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고 이 과정에서 정확한 기업 분석에 기반한 회사채 발행과 회사채 투자 다변화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시중의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올 상반기 회사채 시장내 주요 발행기업들의 특징 중 하나로 금융위기에도 낮은 레버리지와 환율 상승, 경쟁업체의 몰락 등 외부 효과 힘입은 실적 개선 효과로 내부 신용 위험이 가려진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상반기 회사채 발행잔액과 거래량 급증 역시 사실상 정부의 다양한 유동성 공급 정책 효과 및 투자자들의 고금리 수요에 따른 결과"라며 "우량 기업에 치우친 신용스프레드의 축소, 회사채 만기의 단기화라는 부작용은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크레딧 물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상반기 회사채 발행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회사채 시장 회복에 분명 긍정적인 신호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회사채 시장의 양적 팽창에 가려 중요한 질적인 도약의 기회를 놓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국내 금융시장 회복이 선진국에 비해 빠른 편이나 기업 수준의 질적 제고가 미진했음을 지적하는 대목이다.

한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회사채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도 불구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회사채 매수가 진행되는 동안 하이일드 펀드와 장기비과세 회사채 펀드 등의 회사채 전문 펀드는 오히려 위축되거나 미미한 성장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시중 은행들도 지난 상반기 동안 중소기업 위주로 대출을 실행했지만 하반기 이후 점차 대기업 대출을 확대할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상반기와 같은 회사채 시장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증시 반등 영향으로 투자자들의 회사채 재투자 메리트 또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회사채 시장내 투자자금을 유지하기 위해 장기 회사채 전문 펀드와 같은 간접투자로의 연결이 시급한 상황에서 일반공모 회사채 시장을 제외하고는 하이일드 펀드와 장기비과세 회사채 펀드 등의 회사채 전문 펀드 시장 활성화는 전혀 이뤄지지 않아 크레딧 시장의 질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건설과 해운, 조선업종과 대기업 구조조정이 회사채 시장의 핵심적인 신용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채 시장에 자리를 내줬던 은행대출 시장 역시 시장금리 인상 분위기에 발맞춰 재개될 공산이 큰 상황이라 은행대출시장에 회사채 시장 규모 잠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 역시 "상반기 빠르게 회복된 주식시장과 낮은 회사채 발행 금리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이 줄어든 점도 하반기 회사채 발행시장 확대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회사채 시장의 쏠림현상과 질적 개선이 수반되지 않는 한 상반기와 같은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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