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인생 100세 시대의 후반인생설계

입력 2009-07-20 15:01 수정 2009-08-0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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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희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장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세 번의 정년을 맞게 된다. 제1의 정년은 타인이 정년을 결정하는 고용정년, 제2의 정년은 자기 스스로가 정하는 일의 정년, 제3의 정년은 하느님의 결정에 따라 세상을 떠나는 인생정년이다.

종신고용제가 유지되고 평균수명이 짧았던 시절의 직장인들은 한 직장에서 정년까지 무사히 근무하는 것이 하나의 목표였다. 여성들 또한 안정된 직장에서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는 남성을 훌륭한 결혼상대자로 생각했다.

정년퇴직 후의 남은 인생 또한 그다지 길지 않기 때문에 퇴직금만으로도 어느 정도 노후자금을 충당할 수 있었다. 자녀들도 교육만 받으면 부모들의 노후를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대였다.

그러나 IMF 금융위기 이후 종신고용제가 급격하게 붕괴되면서 직장인이 행복했던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회사를 몇 군데 옮겨서 근무한다 해도 50세가 넘으면 고용정년을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제 직장인들은 인생 100세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이 시대에 세번의 정년을 어떻게 맞이 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현재의 직장에서 고용정년이 가까워졌다고 생각되면 또 다른 직장을 찾아 고용정년을 연장시킬 것인지, 아니면 적당한 기회에 창업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일의 정년까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인지, 아니면 자기실현을 위한 인생이나 사회 환원적인 인생을 살 것인지를 결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후반인생설계를 한다는 것이 말로 하기는 쉽지만 막상 실천을 하려고 하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우선 수입을 얻기 위해 재취업을 하려고 할 경우에는 마땅한 일자리가 있느냐는 것이 문제이다. 또한 어렵게 일자리를 구했다 해도 현역시절에 비해 월등히 불리해진 근로조건에 어떻게 적응해 나갈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도 있다. 현역시절에 화려하고 권한 있는 자리에 있었던 사람일수록 더욱 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생활비에 큰 어려움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는 자원봉사 활동과 같은 사회환원적인 활동을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언론 등에 소개된 사례는 대부분 성공사례이고 겉모양은 그럴 듯해 보이지만 막상 시작을 하고 보면 좌절감을 갖게 하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말로는 자원봉사활동이라고 하면서 속셈은 돈을 벌려는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었다. 따라서 수입은 거의 기대를 하지 않고, 남들이 고마워하지 않더라도 내가 좋아서 한다는 각오가 없이는 이런 일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자기실현을 위한 활동을 하면서 약간의 수입을 얻는 방법도 섣불리 시작했다가는 예상하지 못한 굴욕적인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이 또한 주위의 호평 같은 것은 기대하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결국 후반인생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소신 또는 긍지를 갖는 것이다. 학생시절에는 교과서나 선생님들의 가르침에 따르는 학생이 좋은 학생이었다. 회사에 근무할 때는 회사가 옳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면 우수한 회사원이었다.

그러나 정년 후에는 주위의 시선이나 평판보다는 자기가 생각하는 방향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소신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후반인생은 자기 만족을 추구하는 시기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후반인생설계를 할 때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수입을 얻기 위해 일을 할 것인가, 주위로부터 인정 받는 사회환원적인 일을 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할 것인가를 확실히 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취미로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는 수입이 따라 오거나, 수입을 바라고 일을 시작했는데 그 일이 자신의 취미와 일치하게 되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수입도 얻고, 남보기에도 그럴 듯 하고, 자신의 취미에도 맞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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