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계산대 서기 두렵다”…일본, 치솟는 식재료값에 엥겔지수 G7 1위

입력 2024-11-1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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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엥겔지수 28.7%…상승 추세 지속
실질임금 정체·고령화 등 고질적 문제 반영

▲지난달 20일 사람들이 일본 도쿄 신주쿠 식당가 거리를 지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사람들이 일본 도쿄 신주쿠 식당가 거리를 지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일본에서 가계 소비지출 대비 식료품 비율을 나타내는 엥겔지수가 치솟아 주요 7개국(G7)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의 엥겔지수는 올해 3분기 28.7%를 기록했다. 엥겔지수는 2022년에도 2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데이터에서 산출한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수준을 웃돌았는데 상승 추세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생활에 밀접한 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가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실질임금이 정체된 상황에서 맞벌이 가구의 가사 시간이 짧아진 탓에 고가의 반찬 등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다. 지출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기 쉬운 고령층이 급증한 것도 지수 급등 배경으로 꼽힌다.

도쿄도의 한 40대 여성은 “마트에서 쇼핑할 때 계산대에 서는 것이 두려울 정도”라며 “피부로 느끼는 가격은 몇 년 전의 두 배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에는 쌀값도 크게 올라 계산해보면 식비 비중이 30%를 넘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엥겔지수를 타국과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엥겔지수가 20%를 밑도는 미국의 경우 의료비 부담이 극도로 커 상대적으로 식비 비중이 작아 보이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본의 엥겔지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에노 히로유키 미쓰이스미토모트러스트에셋 수석 전략가는 “엥겔지수에는 각국 식문화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장 높다고 해서 가난하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올라가는 방식에 일본의 과제가 스며들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다른 선진국 대비 부진한 데다가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올해 29.3%로 1위를 차지해 엥겔지수가 높아지기 쉬운 토양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물가 상승이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서민들의 입맛’으로 꼽히는 식재료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 세부 품목을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고등어 가격은 1.9배 폭등했다. 닭고기와 정어리 가격도 각각 12%, 20%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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